연대 책임의 실체
군대 이야기가 나와서
아빠가 '고문관'이란 단어를 쓰실 때면
어릴 적 난
'고문하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 라고 생각할만큼 군대 용어에 무지했었다
막상 단체 생활을 하면서 군사훈련을 받다보니
그게 얼마나 무시무시한 존재를 일컫는 말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난 허우대는 나쁘지 않은데
체력적인 한계에 자주 부닥치는 실속없는 유형
얼차려를 받든, 훈련을 받든
내 몸 하나 추스르기 너무 힘들었지만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고문관만큼은 되지 않겠노라 다짐했기에
항상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10대 시절 내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잘 할테니
남한테 피해주는 일 없을거야.
그러니 어느 누구도 나한테 피해주지마'
이런 마인드로 살았기에 남을 챙길 여유가 더 없었던 건 아닐까...
'연대 책임'
군인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할 덕목이라는
목적성 아래 교육하는 것이지만
그 방식이 못마땅했다
갈굼을 위한 갈굼이랄까
야심한 시각 말도 안되는 핑계로
느닷없이 전체 집합을 시켜놓고
완전군장으로 구보를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던 적이 있다
얼굴은 땀, 눈물, 콧물, 침으로 범벅이 되고
온 몸에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얼마나 오래, 얼마나 긴 거리를
기약없이 달렸는지 모른다
그렇게 혹사당한 무릎이며 발목, 허리가 성할 리가 없지...
동기의 과실로 말미암아 다같이 고통을 나눠야했던 걸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 명분이 터무니없었고
방법이 잔인한 경우가 많았다
"예전에도 다 그렇게 했어~이렇게 배우는거야"
이런 말로 관습을 정당화하고
악습을 대물림하는 사람들
정말 밉다
내가 별의별 억울한 경우를 다 당했어도
그걸로 끝이지,
결코 남에게 되풀이하는 일 없을거다!
흥칫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