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개 시절
고물 수집을 겸해 엿도 파시는 아저씨가
동네에 나타나시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찌그러진 고철부터 공병까지
줄기차게 모으고 다녔다
멀쩡한 세간살이도 몇 번 슬쩍하고~
동네 어귀에서 아저씨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오는 순간
쏜살같이 대문 밖을 튀어나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엿을 유난히 좋아한 것도 아닌데
그 땐 물물교환이 상당히 신나는 경험이었나보다
엿치기도 필수 코스-
어느덧 25년이란 세월이 흘러
할아버지가 되셨을 그 때 그 아저씨
어린 아이들에겐 산타클로스가 따로 없었고
늘 반가운 손님이셨는데
소중한 추억을 선사해주신데 대해
내가 갖는 감사한 만큼이나
행복하게 아주 잘 살고 계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