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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 Apr 26. 2016

위 아래 위 위 아래~



기나긴 어둠의 터널 끝에는 

응분의 보상과 대가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었다

그것만이 내겐 버틸 수 있는 힘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불만과 억울함만 쌓여갔다 


이만큼 고생하고 살았는데...

내 능력을 초월하면서까지 1등을 사수하며 살아왔는데... 


내가 스무살일 때만 해도

우리 집처럼 가세가 기우는 정도가 

가히 롤러코스터급인 가정이 흔치 않았고 

억지로 독기품고 나처럼 사는 사람도 흔치 않았던 것이 

내 맘 한 켠에 응석받이가 무럭무럭 자라게 된 

연유가 아닐까 싶다 


15년의 세월이 흐른 이후 

암담한 상황에 처한 청춘들이 즐비한 시대가 되고보니 

앓는 소리가 쑥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말 한번 잘못 꺼냈다간 

괜한 엄살 부리지 말라고 핀잔이나 들을지 모른다


밑바닥을 헤매면서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만큼 

더 단단해졌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고

더이상 나도 징징거릴 생각이 없다


상대적 박탈감, 피해의식을 떨쳐내기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나 또한 줄 세우기, 등수 매기기의 수혜를 입은 동시에 

병폐란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성과는 내 열정을 불사른 결과물로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계속해서 들춰내 인정받으려고 하는 건 

참 부끄러운 짓이다


학벌이 무슨 평생 우대권이라도 되는 것 마냥 활용하고

감투 하나로도 대우받으며 거드름피우는게 

능력으로 위장된 사회-


과거의 영광을 울궈먹으며 

더이상 타인에게 배우려하지 않고 실력을 키우지 않는 것이 

모두가 불행해지는 길, 

병돈 사회의 단면이란 생각이 든다


유럽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철저히 경제적 부의 개념으로 분류된다

이미 과분할 정도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면서도

더 악착같이, 소비는 줄이고 재산 증식에 열을 올리는데는 

거부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 보다

하층민과의 격차가 좁혀지는데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질주 본능이라고 한다

어김없이 발휘되는 비교와 경쟁의식-


줄 세우기 덕을 보긴 했지만

항상 그 줄에서 이탈하고 싶었고 

정신적 아웃사이더로 살아왔던 나다


'어쩔 수 없으니까...'  

이런 구차한 변명 따윈 하지 않을 생각이다

비겁하게 머리 조아리지 않고 

내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사는게 최고-



사람 위에 사람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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