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로 회귀하자는 주의는 아니지만
난 도시의 야경을 보며
찬탄을 마지않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공감하지 못하는 편이다
인간이 문명의 이기로 가득찬 도시 속에서
온갖 편의와 향락을 누려온 만큼
자연을 등한시했으니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란 예상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자연 앞에 인간은
한없이 무력하고 하찮은 미물에 불과하다
현 시점에서 각광받는 전문직에 대한 인식도
앞으로 판이하게 달라질 터
이젠 도시에 최적화된 첨단 산업의 전문가가
중요시되기 보다는
척박하기 그지없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전문가가
추앙받는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더 잘 살게 될수록
더 원시적인 생존법이 중요해보인다
도시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순간이 찾아왔을 때
맨 땅에서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저 공상으로 그쳤으면 좋겠다
성난 환경의 역습도 무섭지만
따지고보니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는
내 자신이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