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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보안관 Aug 10. 2020

장래희망은 엄마입니다.

돈나무를 심고나면 깨닫게 되는 것

보통의 워킹맘, 그러니까 회사생활을 하면서 육아를 할 땐 세상 모든 게 어렵고 힘든 일 투성이였다.

"아니 대체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는거야."

"하..또 감기네. 여보 휴가 내야할 거 같은데 일정 좀 맞춰보자.."

"아니 저 인간은 차선을 바꾸면서 왜 깜빡이를 안켜? 양아x야 뭐야."

하루 8시간을 회사에 붙잡혀 있는 대가로 월급을 받으면서, 월급 외에도 챙길 것이 너무 많았었다.

자연스레 스트레스는 짜증으로 번졌고, 짜증의 대가는 값비싼 옷과 화려한 해외여행 등으로 채워졌었다.


그러나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주 현명한 남편을 만난 덕에, 보통의 워킹맘 생활을 8년만에 졸업하게 되었다.

남편은 우리집 가장이다.

귀엽고 아이같은 구석이 많고, 항상 내가 돌봐줘야할 존재다.

그런 남편에게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분야는 다름아닌 '돈과 투자'다.

우연한 기회로 은행이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깨닫게 되면서' 남편의 경제관념은 180도 바뀌었다. 그러면서 내게 2년 간 했던 말이 '퇴사'였다.


(그때는) 주말부부라 독박육아를 했었는데, 이런 나에게 퇴사를 종용하는 남편의 말이 처음엔 달갑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죽기살기로 애를 쓰며 살고 있는데, 지금 이 경력이 깨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아등바등 사는데.

양가 도움 하나없이 오롯이 내 힘으로 애 키우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게 얼마나 어려운일인데. 등등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꾸역꾸역 1년을 버텼고, '승진'이란 지나치기 어려운 유혹이 찾아왔다.

하지만, 승진과 동시에 회사생활은 유래없이 힘들어졌고 임계치에 다다랐을 때 남편의 "퇴사요구"에 응답하며, 시한폭탄을 터뜨리듯 퇴사를 했다.


나의 퇴사를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축하해 준 사람이 남편이었다.

"여보, 너무 고생했어. 이제 좀 쉬면서 하고싶은 것도 하고, 시간날 때 사업 구상도 좀 하고 그래."


남편의 말대로 나는 퇴사 후 2개월 동안 쉬면서 유튜브만 봤다. 단연, '경제, 돈, 투자, 자본주의'에 관련한 것들.

아침에 눈떠서 아이 등원시키고, 아이 하원때까지 '돈'에만 집중하다보니 비로소 남편이 나에게 '퇴사'를 종용한 이유를 깨달았다.


'돈'을 버는주체는 사람이 아니라 '돈'이라는 것.

아파트든 땅이든 주식이든 창고든 대부분의 부자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은 다름아닌 '돈'이었다.

나처럼 백날 천날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회사를 들락거리면서 '누가 감히 이렇게 열심히 사는 내 인생에 훈수질을 해' 라고 자존심을 세우며 "근로"하는 인생은 돈을 '벌' 수가 없는 것이다.

이걸 깨닫고 나니, 더 질질끌지 않고 퇴사한 게 너무나 다행이었다.


그리고 돈은 '천천히 버는 것'이다.

동화책이나 미디어 등의 다양한 매체에서는 일확천금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을 많이 다룬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사람들은 돈은 우연한 기회에 행운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또한 그랬다.

우리나라 최고 부촌인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에 둥지를 튼 사람들은

1. 금수저이거나

2. 큰 행운을 만나서 벼락부자가 됐거나

3. 연예인으로 유명해졌거나

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돈이 벌리는 생리'를 추적해보면 실제로 돈은 씨앗이 나무로 성장하고, 나무에 열매가 맺는 과정을 모두 다 거쳐야 벌린다.


'악착같이 돈벌어서 부자가 될꺼야'라는 막연한 장래희망으로 살다가, 돈이 누구인지 깨닫고 나니 나의 장래희망은 다름아닌 '엄마'가 되었다. 이게 무슨 기적의 논리냐고?


사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 중의 하나가 '돈 벌기'가 아니던가.

근데 월급으로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되보겠다는 생각을 깔끔하게 지우고, 뇌를 새로 세팅하고 나니,

돈에 대한 집착이 한결 없어졌다.

집착이라기보단, '어차피 부자가 되게 되어있어. 조급하게 살 필요가 없어.' 정도가 적당한 표현이겠다.

전보다 쾌적한 뇌가 구성되고 나니,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맘이 한결 강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잘'키운 아이란 것은

1. '돈'과 '돈나무'가 무엇인지 깨달을 것

2. 지금처럼 풍부한 감성과 창의성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 것

3.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말 것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물건을 구분하고, 소중한 것들에게는 센스있는 사람이 될 것

5. 몸과 마음이 맑고 건강할 것

정도가 되겠다.


돈이 누군지 몰랐을 때 나는 내 아이를

막연히 '우리 동네 제일 좋은 학군에서 또래아이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키우고 싶었다.

그치만, 지금은 다르다.

인생의 가장 큰 줄기인 '돈'을 이해하고 나니

나는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을  꽤 구체화할 수 있게 되었고,

내아이가 멋진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진짜 '엄마'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 되어버렸다.



엄마의 한 평짜리 서재에서. 에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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