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맞는 어버이 날
엄마는 ㅇㅋ를 어떻게 아셨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생각이 든 사진
엄마는 이 사진을 보셨을까?
생각해 보니 내가 보여주지 않았는데 어디서 봤을까 하는 멍청한 생각이 들었다
부랴부랴 인터넷을 뒤져서 제주에서 찍은 사진들을 인화를 하여 액자까지 주문하여 엄마께 가져다 드렸다
젊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게 있는데
노인분들은 핸드폰에 익숙지 않다
우리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지우고.. 이쁘게 꾸며 사진으로 작품까지 만들지만
핸드폰에 익숙지 않은 엄마들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보내드려도 그림에 떡 일수 있다
다는 아닐 테지만 우리 엄마는 그렇다
제주도 사진 이후로 엄마를 찍어드린 사진이 얼마만큼 모이면 꼭 인화를 하여 가져다 드리고 있다
주말에 엄마와 나드리 나갔다 찍은 사진을 오전에 문자로 보내드렸다
엄마가 과연 사진을 볼 수 있을까?
오후가 되어 문자 한 통이 왔다
엄마에게 온 답장이었다
작년쯤부터 손녀에게 배운 문자 보내기가
이제는 제법 문자를 주고받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
답장을 받으니 흐뭇하기도 하고
이 좋은 세상 느림보 거북이가 된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엄마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던 중
"나중에 예쁘게 찍어줘"
엄마가 보낸 문자에 갑자기 울컥하여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버지가 돌아가 시기 전 가족사진을 찍자고 그렇게 약속을 하였는데
미루고 미루다 집에서 찍은 사진이 결국에 아버지 영정사진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그런 의미로 말씀하지는 않으셨겠지만
그때 생각이 나서 일까
나중에 이쁘게 찍어 달란 말이 자식의 입장에선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좌우명도 바뀌었다
그 한 가지가 바로 "다음은 없다"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찍지 못한 가족사진이 지금도 후회로 남아있다
부모님에게 다음은 없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으니 말이다
매 순간 생각날 때마다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다
어버이 날을 하루 앞두고 엄마에게 받은 마지막 문구에 미소가 지어진다
엄마는 ㅇㅋ를 어떻게 아셨을까?
손녀에게 배우셨을까?
티브이에서 배우셨을까?
그냥 웃음이 나온다
저녁 퇴근길에 엄마 집에 들러
조금 전에 찾아온 꽃바구니를 가져다 드릴 생각이다
엄마가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엄마가 너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어..
작년에 엄마가 나에게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어린이 날도 어버이 날도
이제는 모두가 엄마 걱정뿐이다
내일은 엄마와 하루 종일 함께 보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