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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guxxi Aug 01. 2022

당신은 가면을 쓰고 있나요?

가면 내려놓기

내성적인 나는 해외 경험과 사회생활을 거치며 그 성향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조용한 곳에 혼자 있는 시간을 오래, 자주 가져야만 한다. MBTI 맞추기 게임을 하면 정말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인들은 나를 E라고 지목한다. I라고 알려주면, 다시 검사해 보라는 말과 함께.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게 된 지인들은 내가 유쾌한 성격에, 유쾌한 모임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표현을 확실하게 하는 나의 태도도 한몫한 것 같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나의 모든 행동들과 달리 내 내면에서는 난리가 난다. 난리도 그냥 난리가 아니라 아주 난리.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들키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약해 보이기 싫어서 주먹을 불끈 쥐면, 손 땀은 또 왜 이렇게 많이 나는 건지, 얼굴에 땀이 안 나는 게 천만다행이다. 어색한 침묵과 갑분싸를 견디기 힘든 나는 사회 초년생일 때는 또 윗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싶다는 생각에 과하게 밝은 척을 했던 것도 같다. 정신없이 사회생활을 했던 20대 후반에는 그래서 가면을 단 한 번도 벗지 못했기 때문에, 그 시기에 나를 만난 사람들은 나를 당연히 외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깨달았다.

30대로 접어들면서부터 나는 나의 내면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가면을 쓰는 횟수가 줄었다. 내가 날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 함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점점 더 느끼고 있기에 내가 가면을 쓰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 행복하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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