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에 흰머리

예방이 최선, 한번 나면 막을 수 없단다

by 김승우

오늘 또 염색을 했다. 나는 머리카락도 약하고 잘 빠지는 편이라 염색을 좋아하지 않지만 결국 할 수밖에 없었다. 흰머리 때문에. 32살에 흰머리라니… 응?

증권사 RA에서 애널리스트로 진급을 하기 위한 자료를 작성할 때 발간 허락을 계속 받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엄청날 때였다. 정확히 그때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때 난 28살. 고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애널리스트 한 분이 내게 본인도 스트레스가 엄청 심할 당시에 흰머리가 났었고, 시간이 차차 흐르면서 흰머리가 자연스레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 말을 믿었는데 나는 아닌가 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문제는, 나의 흰머리는 매번 눈에 띄는 정수리에서 자라난다는 사실이다. 남들은 잘 안 보이는 뒤통수에 나거나 머리카락들 사이에 숨어서 나는데 내 흰머리는 나를 닮아 관종이다. 꼭 한가운데서 튀고 싶어 한다. 튈 때마다 뽑아버렸는데 또 굳세게 그 자리를 채우는 녀석이다. 계속 뽑아버리면 관종인 그 흰 녀석이 힘을 잃어 그 자리가 텅 빈다고 하니 이젠 어쩔 수 없이 함께 가야 하겠다.

머리카락의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세포에 의해 결정되며, 세포는 멜라닌 색소를 합성한다. 멜라닌 색소의 양이 많을수록 머리 색이 짙어진다고 한다(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0/28/2020102801629.html). 노화가 진행될수록 머리카락이 흰색이 되는 이유는 멜라닌을 합성하는 멜라닌 세포의 수가 줄고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흰머리는 신체에 문제가 있거나, 스트레스, 가족력이 원인이라고 한다. 주변 가족들에게 열심히 캐물으니 이모가 30살 때부터 흰머리가 났다고 한다. 20대 때는 스트레스, 30대 때는 가족력이 작용했을 듯싶다. 5년이나 함께 해 온 정수리의 흰머리들과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하니 앞으로 더 많아질 흰머리들의 맏이라 생각하고 사랑하기로 했다. 그 자리를 비워 두지 않고 굳세게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흰머리에 대해 찾아보다가 새로운 사실도 발견했다. 원형 탈모를 극복했는데 흰머리가 나는 경우는 물론, 원형 탈모가 발생할 때 검은 머리만 빠지고 흰머리는 그대로 있다고 하는데, 이는 원형 탈모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이란다(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31/2021033102052.html). 원형 탈모 후 흰머리가 나는 이유는 모발의 구성 성분 중 모발의 색을 내는 멜라닌 세포 혹은 그와 유사한 성분을 이물질로 생각해 공격하기 때문이다. 멜라닌 세포가 손상돼 새로운 모발이 나올 때 흰머리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 멜라닌 세포가 회복되어 검은 머리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머리카락은 정말이지 한 올 한 올 소중하고, 소중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여러 사람을 고민스럽게 하는 녀석이다.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머리카락과 관련된 연구도 활발하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흰 머리카락은 염색을 하면 되지만 잦은 염색은 탈모를 유발할 수 있고 그럼 이제 흰 머리카락조차 자라나지 않는다. 휴...

흰머리는 한 번 나기 시작하면 막을 수 없다니 노화로 생기는 흰머리는 어쩔 수 없지만 젊은 시절의 흰머리는 안 나게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 방법은 여타 다른 건강한 신체 유지방법과 똑같다. 규칙적인 운동/식사/수면, 두피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모근으로 충분한 영양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나 슬프지만 머리카락 한 가닥 조차 간절해지는 날이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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