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고 그냥 쉬라해도 말을 듣지 않는 엄마와
하지 말라고 말만 하고 일을 계속 주는 딸이 있다.
땀 흥건한 모습이 안쓰러워도,
쉬운것만 골라하고 힘든 건 엄마를 다 줘버리는 딸은
엄마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다가
엄마가 집으로 돌아간 늦은 밤 퉁퉁 붓도록 울음을 토해낸다.
엄마와의 삶의 반경이 멀어질수록 딸은 점점 아기가 되어간다. 평생 아기일 것 같은, 아기이고 싶은 딸은 무서운 속도로 지나가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선명한 주름살과 딱딱한 굳은살이 마주할 때마다 눈에 더 띄는 것만큼 무너지는 일은 없다.
딸은 인생에서의 큰 일들을 해내야 할 때마다 그제서야 비로소 엄마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엄마, 고마워"
- "그래서 엄마가 좋은거지" 라는 엄마의 말이 아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이별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해 맘 놓고 보낼 수 없는 아린 밤이다.
_결혼 후 첫 이사한 날 잠 못드는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