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8년 차 경력직의 재취업은결코 녹록지않았고 리테일 수퍼바이저로서의 삶도 여전히 고됬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고됬던건,
바로 '연봉협상'이라는시련.
헤드헌터의제안이 있었고, 꽤나 잘 치른 경력직 면접이었기에 이번만큼은 조금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웬걸, 여전히 협상은 일방향식 소통에 지나지 않았고, 어느새 난 '재취업을 더 미룰 것인가, 고만 놀고 밥벌이 전선에 뛰어들 것인가'라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물론, 작고 소중해진 연봉은 덤.
하, 비통하다 비통해. 남들은 연봉 점프 잘만 하던데.
결국, 나의 선택은 후자였다.
중견기업을 나올 땐 몰랐던 처절한새드 엔딩.
'점프-업'을 위해선 직장인 신분으로 이직 준비를 해야 한다더니. 업계 정설을 제대로 실감하고야 말았다.
'희망연봉은 몇 %를 높여 불러야 하는 거지?' 라며 네이버 초록 창을 클릭해 대던 나 스스로가 꽤나 무색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연봉은 파사삭 삭감됐다.
하지만,
그 대가로얻어낸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파트장'이라는 직책.
직전 근무지(중견기업)의 경우, 최신 HR 트렌드를 반영한 듯 직급/직책 체계가 모호했고 그 덕에 난 2년 반이란 시간 동안 '매니저 또는 프로'라 불렸다.
나름 꽉 찬 경력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직책이 없었으니 그 또한 꽤나 찜찜한 구석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비로소, 헐값으로연봉과 직책 간 쿨거래 완료.
솔직히 '등가교환'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기본급에서 만큼은 약간의 상승이 있었다는 점. 비록연단위 급여는줄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나의 가치는 인정받은꼴...이라 치기로 했다.
실제로 이사도 비스무리하게 말하더라. 근데, 내가 말하는 거랑 니네가 말하는 거랑은 다르지.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그렇게나는 굳이 굳이 숫자에 대한 아쉬움을직책이라는 지위로 메꿨다.사실 파트장 역시도 모호한 단위인 것은 마찬가지. 그치만 뭐, 이것 역시 이전 직장에서의 아쉬움을 메꾸는 격이니 이 또한 만족스럽지 않을 이유는 없다. 사실 난 꽤나 '인정'에 대한 목마름을 갖고 있던 사람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