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경력직 면접 일지_3부 (최종)
2025/04/10(thu)
면접날 개운한 아침을 맞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지난밤 피웠던 게으름을 떨치고 1차 면접 내용을 복기해 보는 아침. 대표님들을 만나야 하는 자리니 오늘은 봄에 어울리는 단정한 셔츠와 슬랙스를 골랐다. 다시 직장인모드를 켠다. 감사한 일이다.
7호선 전철 창가로 한강과 곁에 핀 벚꽃이 보인다. 나이를 먹을수록 벚꽃에 집착하게 되는 나를 만난다. 면접 후딱 끝내고 꽃이나 실컷 봐야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휴식기에 감사하다. 그동안 너무 바빴지.
반갑게 맞아주시는 채용 담당자님. 두 번 째라고 벌써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작은 생수 한 병에 긴장을 떨쳐본다. 눈으로 교환해 보는 응원과 감사.
20분. 짧지만 강렬한 2차 면접을 치렀다. 공동 대표직 두 분과의 2:1 면접. 일명 무대 체질이라 막상 시작하면 물 흐르듯 잘하는 편인데, 어째 이번엔 유난히 긴장이 됐다. 오래간만 이어서일까. 굳은 표정들 때문일까. 2차 면접의 탈을 쓴 1차 실무 면접이었던 탓일까. 마지막 인사가 입에서 꼬였다. 눈이 질끈 감겼다. 진땀이 송송. 내가 정말 긴장했었네 싶다. 끝났으니 됐지. 고생했다.
아버님이 지나가며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 며느리는 면접은 뭐 문제없을 거라고. 워낙 이쁘고 하니 잘할 수밖에 없다고. 저 면접 잘해요 아버님, 괜히 너스레를 떨며 감사한 마음을 보냈다. 잘 받으셨는지 모르겠다. 결과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응원을 받는 삶은 감사하다.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