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사 기록 16

by heize


2025/04/11(fri)~13(sun)



모처럼 남편이 쉬는 금요일의 아점 메뉴는 평양냉면과 메밀전병이다.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흐르고, 담백하고도 은근한 메밀의 향이 입안을 마구 맴돈다. 소식좌도 1.5인분을 먹게 하는 힘. 맛있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하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데, 다행히 오후 2시의 벚꽃은 예뻤다. 아직 덜 핀 봉오리들은 반갑기까지. 잦은 비로 마음이 동동거린다. 주말 동안 비 실컷 맞고 딱 한 주만 더 보자 우리. 4월까지만 제발!


이른 저녁 파란 하늘 위에 떠있는 달이 왜 이리 예쁜가 했더니 내일이 보름이란다. 보름이고 뭐고 관심도 없었는데 이게 나이 먹은 티가 나는 것일까. 나이 드는 건 서글프지만 때때로 좋은 점도 있다. 바로 예쁜 것을 알아보는 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삼스레 느껴지고, 그 고운 순간과 찰나를 놓치지 않게 되는 그런 눈이 생기는 것이다. 작은 일상 속 부지런히 카메라를 드는 이유. 아주 보통의 하루. 나의 요즘이 즐거운 이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감사 기록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