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하는 나날
구도시가 그리는
느즈막한 스카이라인이 좋다
문화재 보존이라는 명목 아래,
고층빌딩은 지양되고
공원은 넓어지고,
길은 그 오랜 세월같이 구불구불,
건물은 오밀조밀하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들만큼이나
여유로운 풍경들
작은 구도시는,
그 옛날의 명성을 깊게 간직한 채,
조용히 늙어간다
성이 버티고 있다던가,
오래된 능이 있다던가,
그 노승이 계시던 절터였던가,
바래버린 화려함이
영광을 쓸쓸히 되새길뿐,
느린 여행객은,
건물틈 하늘을 넘어, 그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