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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이 된 소녀 Jun 10. 2016

생일날 받은 카드, 한장

단편집

나의 남편은 글을 정말 못쓴다.

편지 한 장 받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도,

한두줄의 카드로 끝나곤 한다.


청혼하던 날은,

또 다듬고, 또 다듬었을 장문의 카드를

반지와 함께

또박또박 읽어 주었다.

눈물 범벅으로 그의 눈을 봤을때,

사실, 긴 문장도 필요없이,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했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 관계 돈독하게 살이 오르고,

편의 짧막한 카드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청혼했던 그날의 눈만큼은 변함이 없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나의 남편은 마음을 눈으로 쓴다.

눈 속의 오로라가 아름답게 내 가슴을 뛰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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