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시
4월의 눈
4월에 눈이 왔어
하늘빛은 잔뜩 회색빛에 눈발은 거세더라
여태 말이야 나는 4월에 눈이 올 거라고 생각 못했어
그런 거 있잖아 마냥 당연하다고 여겨서 절대 일어날 일 없다고 도장 찍는 거
내게 4월의 눈은 그런 존재였어
수많은 부정의 가능성을 뚫고 그 아이들은 몸을 던지더라
뛰어내리더라 온도가 차가운 탓인지 얼었더라지
봄, 완전한 봄이라고 느낀 그 계절에 말이야
내 생각이 틀렸던 거야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는 건데, 그치?
딱 꽃이 필 시기,
벚꽃이 아주 예쁘게 핀다는, 거리 곳곳이 축제인 그 때 말이야
그때 눈이 내렸어 그 다음 날이 아마 축제의 시작이었을 거야
설렘들은 무너지고 두려움이 커지던 4월의 밤이었어
거리의 가판들에 눈이 쌓이고 창가에서 나는 생각했지
꽃잎들이 땅으로 돌아갔겠구나 하고
펼치자마자 흐드러진, 남겨진 꽃자루를 생각했지
4월의 밤에 난 당연한 미래를 기대했어
다음날 아침에 난 꽃자루에 붙어있는 꽃잎들을 마주했지
상처 하나는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거기에,
그곳에,
내가 기대하지 않던 곳에,
있더라.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는 건데, 그치?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 아닌 4월의 눈이
내린 밤이 이따금 떠올라
그날 밤의 우울이,
다음날 아침의 기쁨이,
모두 말이야
P.S 본 매거진에 사용되는 사진들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