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니까 은찬이 3학년 때 인가보다.
딸이 자기 생일에 가족들이랑 서울랜드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은찬이는 한참 스테로이드치료 중이라 계단 한 칸 오르기도 어려울 때였다.
남편은 굳이 이런 컨디션일 때 가야겠냐고 싫은 기색을 내비쳤지만
자기는 안 가도 괜찮다며 씩씩한척하면서도 사실은 가고 싶을 은찬이의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함께 간 서울랜드에서 큰아이를 종일 부축해야 했지만 입술이 허얘져서도 즐거워하던 은찬이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게 마지막 놀이공원이었다.
그 후 3년을 더 치료받으며 코로나 시기까지 겪다 보니 놀이공원은 커녕 놀이터조차 가보지 못했다.
그날..
무리해서라도 놀이공원에 함께 가지 않았다면 아마 두고두고 후회했겠지?
그런 일들이 있다.
나의 선택이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
삼성병원에 있을 적.. 사탕이라도 먹고 싶다는 아이에게 사탕 한 입 빨게 해 줄걸.. 아직도 후회한다.
그게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고민 없이 그랬겠지만, 치료를 잘 받고 살아야 할 아이라는 생각에 한치의 어긋남도 허용하지 못했다.
우리는 어떤 게 나중에 후회할 일인지 지금은 알지 못한다.
하루하루를 계획적으로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지,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될지...
어떤 삶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