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오늘 블로그에 쓴 글을 넘겨보다가... 2014년 1월에 아들과 주고받던 메모를 발견했다.
"엄마, 키 크면 하늘나라로 가요?" ->아니. 키 커도 하늘나라 안가. "왜 하늘나라 안 가요?" ->하늘나라는 아프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가는 거야. "저는 하늘나라 안 갈 거예요." ->그래. 엄마보다 더 오래오래 살아야지^^ "알았어요. 엄마도 하늘나라 가지 마세요"
여섯 살 1월에 이런 궁금증을 갖던 아이라니... 그때는 아프기 전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저런 답변을 해주었던 게 맘 아프고 미안해진다. 아프면 죽을 수도 있다고 저 어린아이에게 내가 이미 말해주었었구나...
그 해 아이는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그 2년 후 8살에 나에게 비슷한 질문을 또 했었다. "엄마, 만약에 내가 너무 많이 아프면 병원에서 힘든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하늘나라로 가야 할까요?"라고... 한참 고민하던 아이는 "만약에 그때 엄마가 이 세상에 있으면 끝까지 치료를 받고 없으면 엄마따라 가야겠다." 고 혼자 결론지었다.
그렇게 다짐한 은찬이는 그 후로 다시는 죽음에 대해 묻지 않았고, 죽는 날까지 불만 한 번 내뱉지 않고 그 힘든 치료를 견뎠다. 엄마와 하루라도 더 있기 위해, 엄마에게 모든 걸 맡기고 마지막날까지 견딘 은찬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네가 날 위해 살았듯, 나도 널 위해 산다. 너 대신, 너처럼, 너를 만나기 위해...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