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 년간 비가 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비 오는 날을 매우 싫어한다. 원래도 불편해서 싫어했지만, 캠핑을 다니면서 더 싫어한다. 우중 캠핑의 장단점이 있지만, 두 가지 중 고르라면 단연 '싫다!'를 고를 것이다. 평일에 비가 오는 것도 싫어한다. 아이들에게 우산을 챙겨줘야 하고, 비가 많이 오면 스스로 가던 학원까지 차량으로 모셔다(?) 줘야 한다.
이렇게 비를 싫어하던 내가 얼마나 비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하면 내가 사는 대구는 더더욱 심하다. 이곳은 분지라서 구름도 오다가 피해 간다는 곳이 아닌가! 가끔 비가 오긴 했지만 우산을 써야 될지 안 써도 될지 고민될 만큼만 내렸었다. 오늘처럼 빗소리에 잠을 깰 만큼 시원하게 비가 온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어렸더라면 그런 것들이 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을 걸어가다 보면 심지어 잡초로 보이는 것들도 말라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목이 마른 것 같았다. 비는 이제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물을 절약하자는 결론에 도달하고 끝냈으면 좋으련만, 나는 이제 모든 것이 두렵다.
비처럼 또 수많은 무언가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어쩌면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당연할 거라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느낌이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되뇌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나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자. 최선을 다해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