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랜덤이야

by 나일스

한 번은 휴게실에서 내일이면 잊을만한

의미 없는 수다를 떨다가

이야기의 흐름이 백혈병 원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보호자들이 한 번씩 해봤을 법한 생각인데.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내가 뭘 잘 못 해줬는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각자 자기가 의심되는 부족한 부분들을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였다.

우리 아이는 운동을 잘 안 했다.

영양제를 전혀 안 먹였다.

유기농을 먹였어야 했다.

심지어

누군가는 백일 때 떡을 안 돌렸다라고도 했다.


한 엄마가 그냥 랜덤이라고 이야기했고,

우리는 그 말에 수긍했다.

그녀의 아이는 체육특기생이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했고, 아빠도 운동선수 출신이라

시어머니와 그녀는 아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먹거리부터 운동까지

매우 많은 정성과 마음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만 랜덤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내가 있을 때 우리 병동에는 운동선수인 아이가 두 명이나 있었다.

축구특기생이던 아이는 응급실에 오는 그날에도

경기를 뛰고 왔다고 했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다.


지금은 두 명 모두 무사히 이식을 끝내고 회복하는 중이다.

나는 두 아이 모두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되찾고 운동장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TV 속에서 그들을 만날 날을 꿈꿔 본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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