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항암 지옥을 경험하다

놀란 아들과 더 놀란 나..

by 나일스


면역기능이 0인 기간이 딱 5일이었다.

100 미만인 기간까지 포함해도 고작 8일밖에 안 됐는데

사계절을 다 겪은 것처럼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열이 나 기 시작했고, 구토 두통 오한이 동반되었다.

열이 39를 오르락내리락했도 최고 39.7까지 올라갔다.

항암 중 늘 있는 일이라 조금 무뎌져 그저 열이 빨리 내기리만 기다렸다


그런데

혈압까지 계속 떨어지니 두려움이 몰려왔다.


첫 번째 균 검사에서 작은 균이 나왔는데

교수님께서 이 정도 균으로 이렇게까지 아플 수가 없다고 하여

재검사를 했더니 정말 안 좋은 균이 나왔다는 말을 들었다.


패혈증.... 너는 또 뭐니...


고작 글자 세 개가 나의 마음을 무너뜨렸다.

인터넷을 보니 백혈병 투병 중 패혈증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경우도 많았다.

패혈증이 오면 열, 두통, 오한 등이 함께 오고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쓰러질 위험이 있으니

일어서거나 화장실 갈 때마다 따라다니라는 지침을 받았다.


나도 혹시나 아이가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할까 봐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면서도 차마 아이가 정말 쓰러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왜 한 번도 생각 안 했는지 모르겠다.


화장실 가던 아이가 갑자기 쓰러졌고

뒤따라 가던 내가 급하게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었지만 소용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아이는 나이가 만 13세로 소아병동에 있지만

쓰러질 당시 키가 177에 몸무게가 76킬로였다.


나는 아이와 함께 주저앉았다.

벽 같은 곳에 머리를 부딪힐까 봐 너무 걱정했었지만,

천행으로 아이는 아슬아슬하게 부딪힘 없이 마무리되었다.

놀라서 소리 지르니 (신을 잃은 여자처럼 미친 듯이 소리 질렸다)

병동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들 여섯, 일곱 명과

당직 의사 선생님까지

나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오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든든한 우리 병동 천사 같은 간호사 선생님들이다.


아이한테 물으니 잠시 기억을 잃었다고 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그 이후로는 나도 아이도 화장실 가는 것조차 긴장이 되었고

작은 1인실 안에서도 침대에서 화장실까지

휠체어로 이동을 했다.



아이는 꼬박 8일을 아팠다.

나는 밤이고 아침이고 잠도 잘 못 이루고

모니터의 숫자만 보며 아이옆을 지켰다.

누워서 자고 있는 아이도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옆에서 노심초사하며 지켜봤다.


나에게 8일은 8개월 보다도 길었다.

아픈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내가 한탄스러웠다.

그렇게

두번째 항암은 우리에게 항암의 공포를 안겨줬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