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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번째 삶 Sep 17. 2021

다만 완벽하게 아름다울 뿐이었다

눈 마주치며

그때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이어폰에서는 들을 때마다 가슴 아픈 노래가 흘러나오고  김연수의 '스무살'을 읽던 나는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본다. 하늘 닮은 흙탕물빛 한강에는 가득한 구름 사이로 새어나온 햇살이 윤슬로 빛나 있었다. 



휴일 강변의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있고, 연둣빛 바람은 우리 둘 사이를 빠져나간다. 거기, 눈물이 나도록 슬프거나, 가슴이 아픈 건 하나도 없다. 다만 완벽하게 아름다울 뿐이었다.





하늘빛 바람이 전철 안의 에어컨 바람과 섞여 나를 감싸는 것 같다. 다만 완벽하게 아름다울 뿐이었다. 이 순간이, 건강하게 살아 움직일 수 있는 내 삶이 너무나 감사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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