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과 불안함 구분하기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인 거 알아요

by 정캔디

멕시칸들 사이에 껴있으면 어느새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떤 날은 재미있게 대화를 술술 하는가 하면 어떤 날은 진짜 못 알아 듣겠어서 화장실로 도망간다. 살면서 대화가 버겁다고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생소한 기분이 드는 이런 날은 한숨을 푹푹 내쉰다.


초조하다. 내가 얼른 스페인어를 해야할텐데..

그러다 불안함이 불쑥 고개를 든다. 내가 1년 뒤에도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쓸 줄 모르면 어떡하지?


하지만 불안이들은 다 알 것이다.

그 예상이 결국 맞아떨어지는 일보다 끔찍한 일은 없다는 걸.

불안은 종종 나를 움직이게하지만 그것이 나를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만 이끈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게다가 그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다.


그래서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고민을 해야한다.

걱정은 나를 계속 문제 주위를 맴돌게 하고 고민은 문제를 마주하고 파악한 뒤 해결 방법을 찾게 해준다. 문제를 맴돌기만 하면 지치기도 하고 아 그냥.. 이거 안 하면 스트레스도 안 받을텐데 하고 포기를 해버리기도 한다.


어떤 날은 내가 너무 좋고 어떤 날에는 내가 지겹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내 자신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나를 일으키는 것도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1인 가구의 가장이 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나라는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건 나다.


누구나 마음 속에 불안이가 있다. 불안을 이기는 건 내가 이걸 꼭 해내겠다는 간절함이다.

불안함 너머에 있는 성취를 경험하고 1년 뒤 내 안에 있는 불안이에게 고생했다고 결국 해냈다고 박수칠 일을 기대하고 싶다.


2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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