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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Jan 12. 2023

그립다. 브런치 나우!!!

우린 견우와 직녀가 되어... 이곳을 여전히 떠돌죠...

24시간 잠들지 않는 책방은 어디로..
지금은 새벽 2시 30분.


어제, 그리고 오늘, 어쩌면 일주일 이상? 브런치 메인에는 제목을 읽어봤던 익숙한 글들이 그대로 고정되어 있다.


브런치 어플이 새로 바뀌며, 변한 가장 큰 부분은 홈, 메뉴의 구성이다. 나름의 내부회의를 통해 운영의 이점을 도모하며 구성한 메뉴일 거라 불편해도 참고자, 적응하려고 애를 써봤다.


나는 극강 p인지라 적응을 엄청 잘하고 어지간해서는 불만도 품지 않는다.


그런데 변화 이후로 어플 구성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종종 보게 되었다. 나 역시 일정 부분 동의하면서도 p특유의, '그럴 수도 있지, 그럴만했겠지.'라고 넘기곤 했다.


그런데 잠을 청하기보다 핸드폰을 조금 오래 한 오늘 밤. 예전의 브런치가 너무 그리워 이 글을 쓴다.


이전 글에서 쓴 적이 있는데, 내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이유, 아니 좋아했던 이유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책방'이라는 슬로건에 딱인 메뉴를 우리에게 내놨기 때문이었다. 새벽 2시, 이 시간에 새로 글을 등록한 작가님들의 새 글을 읽으며 하트를 주고받고, 누군지는 몰라도 '아직도 안 주무시는구나, 이 시간에 깨어있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같이 글 쓰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라는 생각을 해왔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포털사이트의 인기글을 정처 없이 읽는 시간이 줄었었고, 브런치에서 오래 머물며, 다양한 글들을 읽고, 향유해 왔다.


브런치에는 관심사가 전혀 다르지만 글 쓰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기에 따듯한 시골 5일장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변화된 브런치는 견우와 직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저- 멀리의, 나와 구독자 사이가 아니어서 전혀 연결 고리가 없는 누군가의 글을 읽을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완독률이 높은 책, 수상작, 이미 봤던 글이 너무 오래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건 왕좌의 글만 읽도록 강요당하거나, 혹은 브런치에 머무는 시간을 줄어들게 하는 요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오늘 새벽, 읽고 난 후, 아무 생각이 안나는 연예계 뉴스, 포털 메인 글들만 주구장창 보고 온 나의 소중한 새벽 시간이 서글펐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찾아 둥지를 트는 것이 맞을진대 애초에 좋아하던 플랫폼의 변화를 갑자기 받아들이기란, 참 혼란스럽다. 다른 곳을 기웃거려야 하나.. 싶게.


그립다..

오전 2시의, 3시의 브런치 나우가.



브런치가 내어준 글을 보며 우린 무얼 생각해야 할까

브런치 작가를 처음 신청을 할 때, 내가 제출한 글은

'이혼'과 관련된 글이었다. 그때가 브런치가 생긴 초창기였던걸로 기억한다. 첫 시도가 탈락되었을 때,

여러 탈락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글이 너무 무거웠을 수도 있겠다.'싶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 글은 보관만 해두고 발행하지 않았다.


요즘은 세상이 바뀌었지.. 를 실감한다. 이혼과 관련된 방송프로그램도 늘었고, 그 자체가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닌 '우리네 사는 이야기 중의 일부', '공감하고 함께 고민해 볼 이야기'라고 여겨진다. 나도 어느 날 밤, 브런치 메인에 뜬 이혼의 과정을 담은 브런치북을 보고는 그날 밤, 거의 완독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이유들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 공감이 갔기에 집중해서 읽었다.


그런데 요즘은, 특히 어제오늘은 요즘 뜨는 브런치북 제목을 유심히 봤으나 제목을 클릭하지는 않았다. (해당 작가님을 비판하거나, 주제나 제목 자체를 폄훼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글을 읽지 않았기에 속 안의 내용은 또 다른 방향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겠지만)


제목만 봤을 때 공통된 특정 주제를 다룬 글이 몇 개나 될까? 싶어 세 보았다. (함께 세어 보세요.)







절반이 넘는다.


이 목록이 수시로 들어오는 브런치 메인 화면에 오랜 시간 고정되어 있다 보니 드는 생각은


대세다. 나도 그걸 써야 하나? 서랍에 있는 걸 꺼내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많이 보는 주제구나.


가 아닌,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요즘 뜨는 책을 읽어야 할까?


싶었다. 


그래서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해 요즘 뜨는 브런치북인데도 클릭을 안, 못했다.


(다시 언급하지만 해당 작가님들에 대한 비판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답을 구할 수 있을 때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정 주제의 글이 우연히, 또는 정말 대세라 올라왔겠지만 조금 더 다양한, 차라리 각 카테고리의 대표 인기글을 골고루. 뷔페처럼 하나씩 다 맛보고 싶다면 욕심일까. 


이전에는 전혀 모르고 접할 일이 없던 분야의 글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았다는 것이 브런치의 장점이었다. 예를들면 특허, 과학 기술, 법률, 의료 분야..등 다양한 직종군의 생생한 '글깜'들을 전문 지식과 글로 버무려 낸 결과물을 맛있게 다양하게 뷔폐처럼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따로 카테고리 안으로 검색해 들어가는 과정을 거쳐야 읽을 수 있다보니 접근성이 확 떨어졌다고 느낄 수밖에.



친정엄마가 싼 김밥을 시어머님이 드신 후,

보내주신 시골 반찬.

한동안 우스갯소리로 브런치 작가님들 간에

'이 정도의 제목을 써야 인기글에 등극할 수 있다, 브런치팀은 김밥을 좋아한다.'라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 브런치 검색창에 '김밥'이라고 넣어 검색해 보시라.

업데이트, 요즘 뜨는 브런치북, 에디터픽.. 모두 좋다.


신선한 접근 방법 가운데 다양한 글을 읽으며, 함께 쓰는 재미, 읽는 재미를 향유하는 '24시간 잠들지 않는'이곳, 브런치를 여전히 애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이곳에서 김밥 참기름 냄새 같은 따듯한 온기, 시골 5일장에서의 북적이는 다양한 사람 냄새를 갈구해 본다.


새벽, 이 시간에 글놀이를 하시는, 저- 멀리의 이름 모를 작가님들, 이제는 견우와 직녀 상태라 당장은 못 만나지만 언젠가 서로가 다시 구독자로 서로 이어져서 '구독' 탭에서 만큼은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돌아와라, 새벽 2시의 브런치 나우! 24시간 안 잘 거라며!!!




https://brunch.co.kr/@pinkkongju/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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