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자 Jan 18. 2023

침묵

버릴 것과 지킬 것

침묵의 다리를 건넌다.

오랜 시간 건널 길.


숨 한숨마다 긴 호흡을 담고,

눈동자의 깜빡임마다 입밖에 담지 않을 말을 되뇌고,

발자국 한번 내딛을 때마다 내 마음 향할 방향만을..

그곳만을.. 또렷이 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지만

흔들리며 사는 삶이 때론 버겁지만

나는 안다.


다리가 굳건하게 날 지탱하고 있음을.

내 삶만큼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내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를.

안다.


말하지 않을 때가 말할 때보다 더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침묵하려는 이유는 내가 가진 것을 잃기 싫어서, 나를 잃기 싫어서이다. 똑같이 어리석어짐을 못봐주겠고, 행여나 경계하고 싶은 삶의 모습을 닮아갈까 나는 내 길로 돌아간다.


이 시간을 지나는 바람이 알 것이다. 설사 나를 알아주는 것이 바람에 그친대도,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니 너무 슬퍼말라.

바람이 알고, 시간이 해결해줄테니.

걸어온대로 묵묵히 가던 길, 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