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불금인데 침대로 직행 #피곤한 워킹맘
금요일 밤.
직장인에게는 일요일 밤부터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로 그 시간이다!
불금!!!
아이들도 이젠 금요일의 짜릿함을 알아서
'주말에 뭐하고 놀아주실 거예요? 오늘은 늦게 자도 되죠?'
라며 오늘은 엄마의 시간과 에너지를 더 내어놓으라고 은근한 압박을 준다.
지금 이 시간 홍대 거리는 어떤 모습일까,
청춘들은 어떤 냄새를 맡으며 이 봄날 밤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을까.
내 사고의 저 멀리서 아득하게-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내 청춘 시절의 봄날 밤, 금요일의 밤을 떠올려본다.
현실은-
아이 둘이 내 곁에서 한가한가 하게 책도 보다가, 만화도 보다가,
포켓몬 빵을 하나 뜯어 스티커를 발 밑에 깔아 둔 다음 빵을 먹기도 하다가.
나를 찾는다.
엄마, 물 가져다주세요.
아들의 말 한마디에 겨우겨우 끙차- 일어나서 텀블러에 물을 가득 담아 가져다줬다.
물 한 병 채워놨으니 이젠 엄마 찾지 말고, 알아서 마셔!
우리 집 아이들은 이제 금요일 밤의 매력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내일 당장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도 금요일 밤부터는 엄마를 온전히 차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금요일 밤에 엄마가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저녁이 좋은가보다. 주말 동안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함께임을 느낄 수 있는 이틀 간의 휴식. 그 휴식이 아이들도 좋은가보다. 그래서 아이들은 금요일을 기다린다.
엄마는 조금 다른 의미로 금요일을 맞이한다.
주말에는 뭐 하고 놀아줘야 하지?
주말 사이, 장을 뭘 봐놔야 일주일을 버틸 수 있을까?
밀린 빨래도 해야 하는데. 빨래를 하면 개야 할 빨래가 생길 텐데. 빨래 싫다.
집 정리도 날 잡고 해야 할 텐데... 계절 바뀐 옷들 정리를 이번 주말에 해, 말아??
자고 싶다.
내일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자고 싶을 때까지 자고 싶다.
눕고 싶다.
근데 애들은 언제 자지? 왜 안자???
아이들은 엄마를 필요로 하는 불금이지만, 엄마에게 필요한 건 치킨과 잠!!!
물론 아이들은 너어~무 너무너무 예쁘다. 사랑스럽다. 소중하다.
그런데 잠도 고프고, 휴식도 간절하다.
엄마도 밤거리에 나가 젊은이들 속에 섞여 함께 노닐고 싶은데
현실은 일주일 내내 출근했던 여파로 체력은 방전되어 잠은 오고 밀린 빨래와 설거지는 일단 외면하고 싶다.
아이들이랑 살 부대끼며 누워있는 이 시간도 참 소중하고 나 또한 원했던 것은 맞긴 하는데.
우선 몸이 너무 힘들다. 손 하나 까딱할 에너지가.. 당장 오늘은 없다.
그럼에도 불금은 즐기고 싶은 이 밤- 나를 위한 플렉스로 치킨이 시키고 싶다.
그래야 기분이라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젠 젊은 시절에 느껴봤던 밤거리의 불금 냄새가 기억조차 안나지만,
치킨 냄새는 나를 신나는 그 기분으로 다시 데려다줄 것만 같다.
그래서 하는 매 금요일 밤마다의 고민,
치킨 시킬까? 말까???
시키려면 지금 시켜야 하는데... 눈은 감기고.
나는 오늘 치킨을 시킬 것인가, 아니면 애들 재우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릴 것인가.
무엇이 되었든.
치킨 시킬까, 말까 고민하는 엄마들이라면. 시킵시다!!!
일주일 동안 엄마로 사느라, 워킹맘으로 사느라 고생한 나 자신, 옛다- 쓰담쓰담이다. 고생했다!!!고
여러분의 콜라 잔에 콜라를 가득 채우고 외쳐주세요.
우리 모두, 잘했다, 장했다. 므찌다! 치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