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you marry me?

결혼에 대한 내 쉰둘의 단상


얼마 전, 엄마와 아들로 함께 연기했던 배우를 사석에서 다시 만났다.
어떤 캐릭터에 강점이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무심히 툭 던졌다.
“왜 결혼 안 하셨어요?”

무수히 들어왔던 그 불편한 질문이 이번엔 이상하게도 반가웠다.


아마 반갑지않은 호기심이라기보다,

인간으로서 '' 알고 싶어 질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늘 마음 한켠에만 담아두었던 대답을, 처음으로 꺼내 놓았다.


“제 어린 시절은 불행했어요.
저의 아이에게 그 불행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게, 제가 결혼을 안 한 이유입니다.”


그건 도피가 아니었다.
회피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방식이었다.
두려움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표현한 사랑이었다.


결혼이나 출산을 과거와의 화해, 사랑의 결실, 인생의 완성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답을 쥔 것처럼 굴며, 조심스럽게 살아온 누군가의 인생을 재단하려 든다.
그럴 땐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인생에 정답이 있습디까?


나는 안다.
내가 받아온 고통이 얼마나 깊고 복잡하고, 때로는 피할 수 없는 것이었는지를.
그리고 그 고통만큼은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스스로 그 고리를 끊기로 한 것이다.


누군가에겐 낯설고 이해되지 않을지 몰라도,
이건 내가 택한 방식의 사랑이었다.
고통을 끝내기 위해 내가 있었던, 아주 강력한 사랑이었다.


PS.

그동안 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 안에서 얼마나 애쓰고 버텨왔는지,

그리고 지금도 자신과 미래를 위해 얼마나 깊이 고민하는지 보여.


그러니, 부디 힘내.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이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느린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