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게 될까요?
내 버킷리스트중 하나가 바로 "보육원 다녀오기"다.
사실 처음가겠다고 한 날은 약속을 깼다.
두 번째 가기로 한날은 정말 비가 많이 내렸다.
"좋아, 또 안갈 수 있는 아주 좋은 핑계거리군".
하지만 마음속에선 ' 이러다 영원히 너의 버킷리스트는 땡이다'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들린다.
"좋은일"임에도 왜 내 발걸음은 무거웠을까?
보육원가는 길은 생각보다 꼬불꼬불했다.
보물찾기 하듯 서울에서 보기 힘들 골목들을
지나면서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대체 어떤 허름한 집을 봐야할까?
그렇게 도착한 보육원의 모습은 완전 딴판이었다.
영유아부터 자립하기 전까지 아이들이 모여사는 그곳은
45평 남짓의 커다란 채광 좋고 밝은, 깨끗한 공간이었다.
내가 할 봉사는 주로 청소.
방 9개 화장실 2개.
15명은 족히 앉을 것 같은 커다란 식탁.
우리 집 것 보다 3배는 커보이는 대형 TV
이곳에서 눈치껏 내가 봉사하기로 결정한 곳은
화장실. 하지만 그 많은 아이들이 썼던 공간치고는
화장실이 너무 깨끗했다. 가슴이 아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봉사자들과 목욕탕을 갔고
나는 남은 아기 2명과 중학교 남학생과 함께했다.
자상하게 놀아주는 중학생 형아,
선입견으로 예상했던 꼬질꼬질한 아이들은 온데간데 없이
너무나 평범하고 순해 보이는 아이들
그때 25년째 봉사 중이라는 선생님이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서울에서는 혐오시설로 인식돼 보육원을 찾기 힘들다는 사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입양이 어려워 대부분 외국으로 보내지는 현실, 일정 나이가 되면 자립금 약 2천만 원을 들고 사회에 나가야 하지만 금세 힘들어 다시 연락해오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까지.
다행히 이 보육원은 후원금도 많고 봉사자도 많아 잘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처음 보육원을 가면 많은 것이 해소될 줄 알았다. 그런데 다녀온 후에는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이 마음속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