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따뜻한 차한잔을..

한해를 마무리하며

오늘은 대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날은 비록 추웠지만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

실내의 문은 여전히 잠겨있고, 방번호를 누르니 8분 먼저 도착했어도

문을 열어주셨다.


안으로 들어가니

살고계신 한분이 책상보를 정리하고 계셨다.

한번도 뵌적 없는 분이지만,

조용히 인사 드린다.


나의 멋쩍은 고갯짓에

'안녕하세요'라며 조용히 응대해주신다.


332호는 늘 그렇듯 노루발로 반쯤 열린채로

어서오라 나를 반겨주신다.


연말이라 그런지, 늘 있던 300m 쬐끄만 아이시스대신

머그컵과 보온병이 놓여있다.


오늘도 역시 구석에 서있는 스탠드는 다 빼놓은채로 꺼져있지만

그래도 있는게 어디람.


작은 유리탁자 사이로 선생님과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비보소 마음의 봉인이 풀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숨김없이 말한다.


아.. 내가 이렇게 황량한 사막같은 느낌으로

외롭고, 힘들게 살고 있구나.

슬프지만

나의 그런 모습을 솔직히 바라볼 수 있어서

기쁘기도하다.


물론 그 곳을 나서는 순간,

다시 봉인의 모습으로 단단히 허리띠를 조여맨 채로

씩씩하게 생활중이다.


2026년 한해는

기쁘건, 슬프건

나를 좀더

따스하게 감싸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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