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즐겁고 좋은 일이

춘향전을 읽고

아름답고 즐겁고 좋은 일이 머지않아 돌아와

평생에 맺힌 한을 풀 것이니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는 말 앞에서


나는 한참을 멍하니 멈춰 섰다.


최근 고미숙 선생님을 다시 접하게 됐다.

찬찬히 선생님의 가르침을 유투브를 통해

입력하는 중이다.


사랑이란 삶을 선물하는 것이라고도 하셨는데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고전 낭송을 강력 추천하시기에
속는 셈 치고
가장 접근하기 쉬운 사랑소설, 『춘향전』부터 꺼내 들었다.


근데 왠걸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보는 내내 물개박수가 절로 나왔다.

수백년을 살아남은 책들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다.


신분과 성이라는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당찬 춘향의 언행 깜짝 놀라고,

네 삶 내 삶을 뒤섞어

딸을 애타게 사랑하는

요즘엄마같은

타는듯한 모성애에

슬쩍 입꼬리가 올라간다.


끝내 사랑을, 삶을 저버리지 않고

때맞춰 나타나준 몽룡에게

나는 조용히 박수를 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답고 즐겁고 좋은일이 머지 않아 돌아와

평생에 맺힌 한을 풀것이니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는 말에

상상도 못했던 묵직한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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