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업무중 의사소통은 크게 말하기와 글쓰기로 나뉜니다. 말하기가 30%라면, 글쓰기는 70%를 차지하는데요, 직장인 중 80%는 글쓰기를 어려워 합니다. 그 이유는 직장인 대부분은 업무용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 받은적이 있다고 말한 직장인들에게 어떤 교육을 누구에게 받았는지를 물어보자 스스로 독학을 했거나, 글쓰기 책을 보거나, 직장 상사에게 배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배우지 않은 업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매일 글을 써야 하는 직장인, 특히 바뿐 사회복지사에게 권하는 글쓰기 멘토는 “필사” 인데요, 종이와 펜만 있으면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필사란 무엇인가
필사는 내 생각이나 느낌을 창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이 쓴 그대로 단어와 문장 부호, 띄어쓰기까지 똑같이 따라 쓰는 것을 말합니다. 필사를 할 때는 문장력 향상을 목적으로 작가 지망생들이 유명 작가의 책 한권을 따라 쓰는 전체 필사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바쁜 직장인에게는 좋은 책이나 문장을 부분 필사하는 것을 권합니다.
필사는 크게 2가지 종류로 객관적인 필사와 주관적인 필사로 구분합니다.
1. 객관적인 필사: 책 전체에서 중요한 핵심 문장이나, 복선, 의미 있는 문장 등을 따라 쓰는 것
2. 주관적인 필사: 문장이 수려하거나 공감이 되는 등 내 마음에 드는 문장을 따라 쓰는 것
나는 객관적인 필사와 주관적인 필사를 병행하여 사용하는데요, 책을 읽다가 마음을 울리거나, 핵심 문장이라고 생각되는 문단에 밑줄을 친 뒤, 그 중 1개 문장만 수기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필사의 효과
필사를 하면 좋은 점은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을 시간이 없을 때 필사한 종이를 읽으면 5분 만에 책 한권을 다시 읽은 것 같은 효과가 있고, 글을 쓸 때 인용문으로 쓰기도 좋습니다. 기초 자료 조사를 겸하는 셈이지요.
또 필사를 하면, 눈으로만 읽었을 때보다 기억을 더 잘하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빽빽이 숙제를 해보셨나요? 단어 외우거나 시험공부할 때 많이 했었는데요, 눈으로만 할때보다 손을 동시에 사용해서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검증되었습니다. 그리고 눈과 손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뇌의 여러 부분이 자극이 되기도 하는데요, 제가 경험한 필사의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는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다는 점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한 것 말고는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한 것이 없는데요, 생전 책을 써보지도 않았던 워킹맘이 밤마다 아이를 재운 후. 부엌 식탁에서 집필한 <1천권 독서법>이 대형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고, 1만 5천권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비법은 바로 ‘필사’입니다.
6주만에 집필한 <기적을 만드는 엄마의 책공부> 도 여성자기계발 1위를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책 계약 전 10여곳의 출판사 편집자에게 러브콜을 받으면서 들은 공통된 말은 “초보 작가인데, 문장 가독성이 좋아서 계약을 하고 싶다”라는 평가였습니다.
돌아보니, 1천권을 읽으면서 1천명 작가들의 수십만개의 문장을 만났고, 그 중에서 필사할 문장을 고르면서 좋은 문장을 보는 안목이 생겼고, 손으로 몇천 개의 문장 따라쓰기를 하다 보니 작가들의 실력을 컨닝하여 글쓰기 실력이 향상된 것이 제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비결입니다.
필사 책 고르기
특정한 목적을 가진 글쓰기를 앞두고 있다면 내가 쓰려고 하는 주제 혹은 형식이 같은 필사를 하면 좋습니다. 예를들어 저는 독서법 책쓰기를 앞두고 독서법에 대한 책을 50권을 읽으면서 책 1권당 A41장씩 필사를 했습니다. 논문을 써야 한다면 하루 1개씩 논문을 읽고 좋은 문장을 따라쓰면 좋습니다. 신문 칼럼을 매일 따라쓰는 분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필사용으로 추천하는 책이 있습니다. 필사하기 좋은 책은 문법에 맞게 쓰여지고, 문장 길이가 다양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글을 추천하는데요, 대표적인 필사 추천 책으로는 [성경중 잠언-현대어 성경], [칼의노래-김훈], [키친-요시모토바나나], [사흘만 볼수 있다면-헬렌 켈러], [두근 두근 내인생-김애란], [무진기행 –김승옥] 등이 있습니다. 이런 책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특정 작가가 있다면 그 작가의 책을 따라쓰기를 하면 됩니다.
다른 글보다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일단 글쓰기를 좀 한다 하는 작가들이 쓴 것이고, 출판사의 전문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서 일반적인 글보다 양질의 검증된 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필사를 하고 난후 내용을 다 잊어버려도 됩니다.
필사를 하고 난후 내용을 잊어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콩나물을 기를 때 구멍이 뚫린 시루에 콩을 넣고 기르는데, 물을 넣음과 동시에 구멍으로 물이 다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흘려가는 물을 먹고도 쑥 쑥 자라듯이 필사도 그렇습니다. 10년 전 오늘 먹은 아침이나 점심이 무슨 메뉴인지, 어디서 누구와 먹었는지 기억만으로 생각해낼 수 없지만, 내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그 음식들이 소용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내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지요.
독서와 필사도 그렇습니다. 책을 읽은 후 금방 잊어버릴지라도 우리 뇌 어딘가에는 경험으로 저장되어서 콩나물처럼 나를 훝고 지나가는 자양분이 됩니다. 여러분이 읽은 책을 다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독서는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좋은 글을 읽어야 잘 쓰게 되고, 많이 써야 잘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