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당분간은 좋아지기 힘든 너에게-
월요일, 너는 매주 나에게
잘못하고 있기에
오늘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너에게 망신을 좀 주고자 한다.
너는 고약하게도
일요일 밤부터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지.
공식적으로 너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임에도,
너는 일요일의 시간까지 훔쳐가며
나를 괴롭히고 있지.
그런 너에게 나는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했다.
생각해보면 너와 나의 사이는
입사 후 급격히 나빠졌던 것 같다.
오히려 대학생 때는
너나 금요일이나
다 나에겐 똑같게 느껴졌다.
너와 금요일을
차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내가 다니는 회사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자.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건 사실이야.
난 대학생 때
네가 다가오는 것이 두려워
일요일 밤에
잠을 못 이뤄 뒤척거리지도,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금요일을
불태우면서 보낸 적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지.
오히려 대학생 때는
너를 ‘병’이라고 부르는 직장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은 자조섞인 말로
일요일에 출근을 하면
월요병이 없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주말 출근을 해봤다.
새빨간 거짓말.
주말에 회사를 나왔지만
내 마음은 괜찮아지지 않았다.
‘어제도 왔던 곳이니’하는 생각으로
반 체념하는 마음에
너를 맞이했고
여느때처럼 회사로 향했을 뿐.
월요일, 너도 억울하겠지.
너를 달가워하는 직장인은
이 세상에 어쩌면
아무도 없을 수도 있으니.
하지만 어딘가에 분명
네가 오는 것을 설레어하며
다음주는 또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임을 안다.
비록 내가 지금 그렇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월요일.
나는 너에게
한 가지를 약속하고자 한다.
지금 당장은 네가 나에게
짐이요 병처럼 느껴지더라도
언젠가는
너와의 사이를 회복할 날이
오게 만들겠노라
약속해본다.
그 날이 오면, 아아 그 날이 오면!
너와 금요일의 무게가 동일해지는
바로 그 날이 오는 순간!
나는 너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겠다.
그러니 미안하지만 월요일,
내가 회사를 다니는 순간만큼은
잠시 나와 등을 지고 살아가자.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너를 좋아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