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재취업 준비 - 저는 지금이 시즌입니다

by 핑크솔트

- 솔트님 인사팀 한대립니다 통화 가능하신가요?

- 네 말씀하세요


한대리는 갑자기 상조회 얘기를 꺼냈다.

- 솔트님 상조회 가입을 안 하셨더라고요....


갑자기 상조회요? 아니 상조회가 문제가 아닌데.


- 한 대리님, 상조회 가입을 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요 저 이달 말일이 계약 종료예요.


아니 그렇잖아... 나 이달 말일이 계약 종료라 나갈 수도 있는데 상조회는 무슨 상조회야

12월 근무날이 뭐 지금 12월 초라고 해도 며칠이나 남았다고...

아니 근데 인사팀에서 그걸 모르고 있었나 뜬금없이 상조회라니?


- 네 알아요. 안 그래도 저희 지금 고민 중이에요. 상무님이 장문의 메일을 보내셨어요.


한대리 말에 따르면 12월 첫날 상무님이 메일을 보내셨다고 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켜달라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그 이상을 말하진 않았다. 고민 중이라고 하는 걸 보면 본사에선 정규직 전환보다

계약 연장을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무렵 팀장은 김대리를 데리고 구석으로 가서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민했다.

계약직으로 계약 연장을 하는 것을 팀장이 꽤 고민했던 모양이다.

김대리는 에이 그럼 솔트님 나가요. 솔트님 지금이 시즌이라던데...

시즌? 무슨 시즌? 하고 팀장이 묻자 김대리는 솔트님 공공기관 갈 생각 하던데요

라고 해서 팀장을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팀장은 김대리한테 많이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대리는 수시로 팀장에게

솔트님 나가면 저거 저는 못한다 절대 못한다를 어필했다고 나중에 얘기해 줬다.

사실 공공기관의 직업상담사는 거의 대부분 계약직이다. 이때 이직에 성공해도

또다시 1년 후에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회사 사람들은 그것까진 모르고 있지만....

그래서 사실 가장 좋은 건 정규직 전환 혹은 계약 연장인 상황이긴 했다.

아니면 그냥 내가 다른 회사로 이직할 때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던가.


그나저나 님들 고민 그만 좀 하고 나한테 어떻게 할 건지 말이라도 좀......


회사의 결정만 기다리다가 내가 이직할 시즌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슬슬 없는 기운도 짜내어 이력서와 자소서를 업데이트하기 시작했다.

만약 계약 연장해서 계약직 생활이 계속된다면 이직할 생각이었다.

계약을 지금 연장해도 내년 말에 계약을 연장할지 안 할지의 문제도 있고

만약 갑작스럽게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 그날부터 실업자가 된다.

그건 피하고 싶었다. 고용불안정 상태에 놓여있는 상황이 싫었다.


12월 중순도 지나 말을 향해가던 어느 날

사무실 저쪽에서 팀장이 전화를 한 통 받고 네네 알겠습니다 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갑자기 메모지를 찾길래 이면지와 펜도 같이 줬다.

팀장은 뭔가를 휘리릭 적어서 내밀었고 거기엔


1월 1일 자로 정규직 전환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일에 지쳐 동태눈이던 내 눈이 생태눈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경단녀의 재취업 준비-정규직 아니고 계약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