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을 기다리고 있던 중 본사로부터 등기가 하나 도착했다.
- 솔트님, 일부러 서면으로 보내드렸어요
인사팀 한대리의 말에 이게 뭐야 하고 열어본 등기는 근로계약서.
근로계약서에 적힌 기간의 정함이 없는.... 이 글자를 보니 나의 고용불안정도
이제 끝이 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뻐할 틈도 없이 열심히 하루하루 성실하게
갈려나가고 있었다. 그래요... 할 일은 열심히 해야죠.
퇴근시간이 가까워지고 조금 틈이 생기자 천천히 읽어볼 시간이 났다.
적혀있는 연봉은 내가 계약직으로 받는 연봉과 제법 차이가 났고
나는 재빠르게 몇 % 나 상승한 것인가를 계산해 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이렇게 크구나... 를 실감했다.
그래서 계약 연장이냐 정규직 전환이냐를 회사에서 고민한 걸까...
1월 급여는 좀 많이 받겠네 하고 혼자 좋아라 했던 것도 잠시..
1월 급여일에 급여가 12월과 동일하게 들어온 것이다.
이건 얘길 해야겠네 하고 본사에 얘기했는데
본사에서 확인하더니 기겁을 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기 시작했다.
인사팀의 한대리가 급여 담당이었는데
우리 팀의 팀장님과 싸우고 무단결근 하다가 퇴사를 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급여 지급 하다 보니 누락했다고
미안하다며 2월 급여에 소급적용 괜찮으신가요? 하는데
전화로 살벌하게 싸우는 광경을 다 봤던지라 네 괜찮습니다 할 수밖에...
한대리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저는 박팀장 때문에 죽겠습니다....
내가 회사 다닌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걸 본 동네의 엄마들은
아직 회사 다녀?를 물어왔고 아직 다니고 이번에 정규직 전환도 돼서
쭉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대답해 줬다.
그 말에 용기 내어 재취업을 한 동네 엄마도 있었고 여전히 아휴
나는 그래도 못하겠어하는 동네 엄마도 있었고 그거 뭐 최저 받느니
그냥 집에 있는 게 낫지 하는 동네 엄마도 있었다.
나를 보고 재취업을 할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은 축하해 줬고
나는 아직 못하겠어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수도 있지 해줬지만
고작 최저 그거 받으러 나가느니 집에 있는 게 낫지 뭘 하는 사람에겐...
은은한 미소로 근데 그러기엔 저 좀 많이 받아요 하고 대답해 줬다.
유치한 대응이랄 수도 있는데 고작 최저 받느니..라고 타인의 노동의 대가를
깎아내리는 건 어쩐 일인지 꼭 대응하고 싶었다.
뭐 최저보다 좀 더 받고 있긴 한데 그렇다고 아주 많지도 않지만... 어쨌든
내 월급으로 내 커피 사 마시는 거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