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20년 전 내가 다녔던 회사로 취업문의 전화가 종종 걸려왔었다.
인터넷에 채용공고가 올라가지 않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는 전화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첫마디가 고압적인 어투로 대뜸
- 인사팀 바꿔
진짜 첫마디가 저랬다. 오죽하면 그게 20년이 지나도 잊히지가 않는다.
대뜸 반말에 기분은 상하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 어떤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아가씨가 알아서 뭐 할 건데? 잔말 말고 인사팀 바꿔!
반말의 고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하.... 저 아세요? 하고 묻고 싶었다.
속으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었지만 회사로 걸려온 전화였으므로 최대한 친절하게
- 어떤 일 때문인지 말씀을 해주셔야 정확한 담당자를 연결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실례지만 어떤 일 때문이신지요?
- 내 아들 거기 취업 좀 시키려고 그래 아 잔소리 말고 인사팀이나 바꿔!
고압적으로 말하던 그 사람은 그때 갑자기 뭔가 싸한 느낌이 들었나 보다.
그래요 살다 보면 어째서인지 잠깐만... 이거 이상한데 하는 느낌이 갑자기
찾아와서 확인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오죠.
그 아저씨는 그게 바로 그때였을 것이다.
- 혹시 아가씨가 인사팀이야?
그렇다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 이 순간이 올 줄 알았어!!
최대한 친절한 목소리로
- 네 그렇습니다 채용 담당하시는 분 연......
채용 담당자를 연결해드리겠다는 대답 중에
갑자기 헉!! 하더니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아니 저기요 아드님 취업 시키고 싶다면서요.....?
채용 담당자 연결해 드린다는데 왜 끊으세요?
어떤 회사든 채용공고를 내고 이력서 검토를 하고
면접을 봐서 채용을 진행한다.
당시 채용공고를 낸 상태도 아니었다.
그래도 궁금할 수도 있고 문의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대체 무슨 생각으로 회사로 인사팀 바꿔! 내 아들 거기 취업 좀 시키려고 그래!라고 했을까.
채용 담당자를 연결해 줬어도 내 아들 취업 좀 시켜줘!라고 고압적으로 말했을까..
반말로 고압적으로 얘기하다 네 그렇습니다 하는 내 대답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증이 많아지던 날이었다.
다른 회사에는 안 그러겠지? 에이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