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래 나는 일이 해결될 때까지 전전긍긍하는 편이다.
어떡하지...?
어떤 날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끌어안고 자는 밤도 있었고
게임 퀘스트처럼 하나 해결 하면 다음 단계가 나타나서
이걸 다 어떻게 한담 하고 걱정했다.
걱정을 한다고 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수많은 걱정은 때론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기도 한다.
그걸 알면서도 늘 전전긍긍하고 걱정을 하는 날이 많았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는데 전전긍긍하며 어떡하지... 가 아닌
아니 그래서 뭐 어쩌겠어 이겨내야지 로 생각이 바뀌어 있었다.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닌 걸로 박팀장이 뭐라 해도
상무님이 이거 왜 안 되는 거지? 해도
아무튼 내 담당이, 내 실수가, 내 업무가 아니어도, 사소한 것에도!!
괜히 김솔트 이름 한번 거론된 것으로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던 일들이
내 힘으로 안 되는 일도 있는 거고, 중간에 다른 사람이 해결해주기도 하고
어렵게 생각한 게 쉽게 풀리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겪으며 될 일은 어떻게든 되고
안될 일은... 뭐 어떡하겠어.. 안되면 안 되는 거지하고 포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게 된 것 같다.
생각이 바뀌어 좋은 점은 좀 덜 걱정하고 그리고 덜 감정적이란 것이다.
단점은 사람이 냉소적이 되었다.
당장 다음 인사이동 때 고객사 상주 인력 중 강대리가 잉여인력이 되어
고객사에 있지 못하고 우리 사무실로 나와야 하는데 그러면 나와 업무를
나눠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갈릴 때는 박박 갈려도 아닐 때도 있는지라 이 업무를 둘이 하기엔
좀 인력낭비라서 처음에 그 얘기를 김 과장한테 전해 들었을 때 강대리가 오면 오는 거고
뭐 와야 오는 거지 이 회사 인사이동 소문만 무성하고 지난여름부터 지금 연말인데
소문대로 된 게 뭐가 있어야 말이지. 일어나지 않은 일에 전전긍긍할게 뭐 있겠나 싶다.
강대리가 오면 상무님의 저울질과 정치질에 둘 다 맘 상할일만 있지 뭐...
전 같으면 나가라는 뜻인가 하고 혼자 잠도 못 자고 고민하며 소설을 수백 편은 썼을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생각의 변화로 조금 단단한 멘털이 된 것은 나에겐 좋은 일 같다.
전 같으면 혼자 생각이 많아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는 일도 많았는데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내 멘털은 내가 단단하게 만들어야지 다른 이의 도움은 한계가 있다.
뭐든 자기가 해야 자기 거가 되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