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일기 - 퇴사방지템

by 핑크솔트

뭐 하나 큰 걸 질러 그것에 대한 할부금을 갚아야 할 때 그것 때문에 현재의 급여가 꼭 필요해서 퇴사의 꿈(?)을 미루게 되면 그것은 퇴사 방지템..


회사를 다니면서 퇴사의 꿈을 한 번씩 다들 가져봤을 텐데 작년 10월 말쯤인가... 이직 시도는 하나 잘 되지 않아 이럴 거면 퇴사방지템으로 큰 거 하나 질러? 금 값도 오르는데 금 목걸이 하나 사? 했지만 이런저런 현생에 치어 못 샀고 그 사이 그 금 목걸이는 가격이 많이 뛰었다. 살 걸 그랬다.

이직은 어렵고 아직 이 회사는 다녀야 하고 어떡하지 하던 차에 결국 큰걸 질렀다.


우리 차는 2006년에 나온 차다. 올해가 2026년이니 무려 20년 된 차...

(신차 출고 이후 지금까지 쭉 탔다)

시이모님이 빌려가셨다가 반파된 적도 있고 태풍으로 물난리 나서 침수도 된 그런 차였다.

그러다 보니 가죽시트는 낡아서 갈라지고 차 문은 삐걱삐걱 소리도 나며 차 문을 잠그면

갑자기 혼자 경보음이 마구 울려(수리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차 문도 안 잠그고 다녔다.

듬성듬성 도색도 벗겨져서 점점 흉물스러워졌지만 재도색은 하지 않았다.

차를 좀 바꾸자고 남편에게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다며 버텼다.

사실 마음에 드는 차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신차를 사는 것과 동시에 나가야 하는 할부금이 부담스러웠던 거다.

차 바꿀 거면 내가 지금 맞벌이하고 있을 때 바꿔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래도 할부금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다들 집 다음으로 가장 큰 비용이 드는 자산이 차인데 집은 뭐... 오르기라도 하지

(물론 안 오르고 산 가격과 지금 가격이 동일한 우리 집 같은 집도 있다. 아무래도 자산증식은 이번생엔 글렀다)

차는 사는 순간 감가상각이 시작되는 자산이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이가 차 문을 여는 순간 문이 전보다 더 큰소리로 삐걱거렸고 나는 외쳤다.

차 좀 바꾸자 좀!!!!!

마침 테슬라가 차 가격을 내렸다. 전기차 보조금도 받을 수 있고 애가 둘이지만 다자녀 할인도 받을 수 있고...

남편은 그래 테슬라 가보자고!! 를 외쳤고 계약금은 내 카드로 한 번에 긁었다.

내가 그렇게 계약금을 긁지 않았으면 남편은 지금도 바꿔야 하는데...라는 말만 하고 살 생각을 안 했을 것이다.


그렇게 나와 남편의 퇴사방지템이 생겼다. 차를 받으려면 아직 몇 달 기다려야겠지만 우리는 이제 그 차에 대한 할부금을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직장을 꼭 다녀야 하고 충동적인 퇴사는 불가능해졌다.

잘됐지 뭐... 정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 다닐 수 있을 때 까진 다녀봐야죠.


여러분의 퇴사 방지템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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