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일기 - 밥그릇 전쟁의 서막

by 핑크솔트

- 솔트 매니저님 저 강대린데요....


강대리가 나한테 먼저 전화할 일은 사실 그다지 없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

얘가 나한테 왜 전화를...? 해서 일단 업무용 목소리로 네! 안녕하세요! 하고 받았다.

뭐 요약을 하자면 네가 하고 있는 일을 좀 내놔라였다.


벌써 전쟁 시작인가?

아직 슈퍼갑에서 올 사람의 거취도 결정되지 않았다.

아직 뭘 어떻게 한다 만다 말도 없는데 갑자기?

얘 재미있는 애였네?


일단 며칠 전 버전으로는 강대리의 팀장이 이제 너 하던 일 놓고 새로 다른 업무를

배우는 수밖에 없겠다. 준비해라 했고 그래서 강대리가 울었고 다음 날 연차를 냈다...

까지가 내가 아는 버전이었다.

그런 거 보면 슈퍼갑에서 오는 사람이 강대리 자리로 오고 강대리가 다른 업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큰가 보다. 근데 그건 그렇고 내 일을 내놓으라는 건 내 입장에서는 자기 입지가 불안하니

내 거 뺏어다가 불안한 걸 채워보자로 보일 수밖에.

강대리한테 그건 이미 상부에서 내가 다 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내역을 나한테 주면 처리 후

결과 전달 드리겠다 하자 3초간 말이 없다가


- 제가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잠시 후 재무팀에서 연락이 왔다. 강대리가 갑자기 자기가 해야겠다면서 자료를 달라 했다고...

그래서 그건 김솔트 매니저님이 담당인데요 하고 재무팀에서 컷 했고 나한테 강대리가 대뜸 자료

달라더라고 역으로 알려왔다.

확인하고 연락 준다더니 그 사이에 재무팀에 컨택할 생각을 했구나? 얘 점점 재미있네....


한 달 전에 재무팀에서는 조직변경으로 혼란한 이때에 사업부가 변경되었지만 그래도 기존 그대로

남부권은 김솔트가 담당이다 하는 메일을 뿌렸고 거기다 전무님이 사업부와 관계없이 기존 담당자

그대로 가는 거다 변동은 없다 하고 못을 박으셨다. 뭐... 그 메일에 강대리는 없었으니 이 상황은 몰랐고

내 거 뺏어다가 자기 거 하고 싶었던 건 불발됐을 테니 화나있을게 예상이 된다.


김 과장한테 강대리 재밌네.. 하고 얘길 했고 김 과장은 여기저기 안테나를 뻗어서 소식을 물어왔다.

뭐... 강대리가 새로운 업무 하는 건 일단 보류돼서 당분간은 기존하던 거 계속해라...가 오늘의 버전.

그러고 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던지 덜컥 내 일을 뺏어보려고 했던 모양이다.

아니 이제 와서 이러면 곤란하지 본인이 분명 2년 전에 저는 못하겠어요 무서워요 했잖아요.

2년 전 강대리가 일하는 파트가 고객사와 재계약이 불발되었다. 이런 경우 그 업무를 위탁받은

다른 회사로 고용승계해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나... 그 파트원 단체로 반대를 해서 갑자기 열명이

넘는 인원은 붕 떠버렸다. 그렇다고 자를 수도 없고 하니 억지로 꾸역꾸역 다른 조직으로 분배를 했다.

그렇게 강대리도 억지로 일거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당시에 팀장님 세분이 나를 붙들고

대체 강대리한테 뭘 시켜야 할지 모르겠어... 어떡하지?를 상담하신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럼 이 일을 나눠줄 테니 가져가는 건 어때요? 하고 제안했고 팀장님들이 그럴까? 했지만

정작 강대리 본인이 싫어요 무서워요 못하겠어요 어려워요! 를 외쳐서 결국 그건 계속 내가 해왔다.

그렇게 올해가 4년차...이제 남부 총괄은 김솔트라고 못이 박히게 된 일이다.

내가 그간 이렇게 저렇게 일궈놓은 일들인데 이제 와서 그걸 달라고? 내가 왜?

아니 잠깐만 달란다고 내가 순순히 그러세요 하고 줄거라고 생각한건가.

얘 진짜 재미있네..


뭐.....전쟁은 시작된거 같고요 이겨보겠습니다.

아마 제가 이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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