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에서 나와 같이 미생을 찍는 동료가 며칠 전 이건 극비인데.... 라며
경영회의 자료를 보내왔다. 거기엔 작년에 나한테 우리 팀 올래? 하고 제안했던 팀의
TO가 하나 생겼다. 동료는 이거 매니저님이 하면 딱인데... 했지만 그 장표를 보는 순간
아... 하고 깨달았다. 갑에서 올 사람 때문에 부랴부랴 신규 TO를 만든 것이다.
근데 대체 누가 저기에 가게 되는 거지?
내가 가게 되면 나야 좋지만 출퇴근 거리가 굉장히 멀어지는 관계로 자차를 구입해야 한다.
강대리는 안 그래도 울었는데 또 울 가능성도 있고... 그럼 블라인드에 또 저격당할지도 모르겠다.
갑에서 오기로 한 사람은 솔직히 어딜 보내줘도 감사합니다 해야 하지 않아요? 지금 이 난리가 왜 났는데!!
그 와중에 박팀장이 자꾸 누군가와 소곤거리며 통화하는 게 신경이 쓰였다.
- 아니 4년간 손발 다 맞춰놨는데 왜 이러십니까
- 그렇게 될 경우 본인이 받을 충격이 있을 텐데....
설마 저거 내 얘긴가....? 아니 나 저 팀 보내줘도 충격 안 받을 건데? 가면 좋은데?
근데 그럼 지금 내 자리는 누가 오는 거지? 갑에서 오는 애가 우리 사무실 방문한 경험으로
저도 저기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한 건가...
고객사에서 나오는 사람 계약종료가 2월로 되어 있던데 그럼 설 연휴 전에 이게 결론 나야 하는 거 아닌가?
저 소곤거리는 통화의 내용이 내가 아닐 수도 있지만 너무나도 내 얘기처럼 들리는 건 나만 그런 건가...
전무님이 갑자기 내 자리로 찾아오셨다.
- 솔트매니저, 잠깐 좀 보자
헐... 진짜 나야? 무조건 간다고 그래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전무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전무님이 따로 방으로 부른 건 본인이 상조회를 가져오기로 했는데 이걸 운영을 하려면
후보가 3명이다. 김솔트, 강대리, 그리고 갑에서 새로 오는 친구...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강대리가 있는 고객사 안에서는 인터넷 뱅킹이 어려운 환경이라 탈락
갑에서 오는 친구는 이런 거 해본 경험이 있더라 근데 그 친구도 고객사에서 일해야 한다.
그 친구가 이번에 저 A팀에 TO 생겨서 가기로 했거든 근데 그 친구도 그럼 인터넷 뱅킹 어려우니 탈락
그래서 결론은 김솔트 자네가 상조회 운영을.....
아 뭐야.... 나 아니야? 나 아닌 건 둘째치고 이 회사 상조회 운영을 제가요?
나 뭐 잘못했나....?
결국 밥그릇 전쟁은 이렇게 끝났다. 뭐 억지로 TO 만들어서 들어오게 될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뭐 여러 팀장님들끼리 우리 팀은 된다 안된다 난리가 나고 그 과정에서 나랑 강대리는
서로 겉으론 멀쩡해도 속으로 감정이 상한 상태로 끝이 났다.
강대리는 블라인드에 그 일로 저격까지 당해서 꽤 맘고생 심했을 텐데...
(물론 본인이 블라인드 안 하면 모를 수도)
전쟁은 이렇게 싱겁게 끝났고요 괜히 저랑 강대리만 어색해지면서 끝났습니다.
나의 부서이동의 꿈은 멀어지고 상조회라니..... 오늘부터 내가 뭘 잘못했는지를 고민해 봐야겠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꾸 이렇게 어렵고 곤란한거만 골라 시키진 않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