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경단녀의 재취업에 대해서 썼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오랫동안 미루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하거나 혹은 현 직장에서 승진을 할 때 재취업 준비에 대한 마지막 글을 쓰려고 여태 미뤄왔습니다.
어느새 입사 4년 차.. 올해 승진을 했습니다.
처음 입사할 때의 조건은 계약직이며 해마다 연봉은 오르되 승진은 불가능한 조건으로 지금의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10년 만에 출근하는지라 저런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수용을 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경력을 다시 이어 붙이는 것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근무를 하는 동안 저 불리했던 조건들은 정규직 전환이 되었고 연봉은 매년 조금씩 올랐으며 불가능하던 진급도 이루어진 걸 보면 제가 그간 애쓴 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합니다.
10년 만에 다시 다니는 회사는 모든 것이 낯설고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내가 다시 예전처럼 회사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고 눈치 보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적응하고 나니 그럭저럭 버티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다시 경력이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면접을 보더라도 번번이 탈락하거나 면접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속상해하거나 혹은 재취업을 하고 싶은데 밖으로 나올 용기가 없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다시 예전에 일하던 직종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재진입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 현재 재직하고 있는 함께 일할 사람들과의 나이차도 신경 안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면접 보러 다닐 때 더 어린 사람이 상사로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은 매번 빠지지 않았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하는데 적극적인 회사도 있으나 사실 오랫동안 현업을 떠나 있던 사람의 업무능력에 대해 의심하는 기업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저는 재취업 시장에 나서면서 이전의 경력은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임했습니다. 10년이나 경력이 단절되어 있었으니 갓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려는 분들과 거의 같은 제로베이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제법 많으니 유리한 조건은 더더욱 아니었죠.
경력단절 전의 제가 어떤 직급이었던지 간에 단절된 경력을 새로 이어 붙이려면 이전의 내가 어떤 직급으로 연봉을 얼마큼 받았는데... 하는 생각은 사실 접어야 합니다.
사회초년생 때처럼 새로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다시 사회로 나오기 두려워하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수많은 서류 탈락, 면접에서의 탈락... 이런 일들이 누적될수록 더 위축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인연이 닿는 회사는 있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국가에서는 아이를 낳으라고 권장하고 있으나 애엄마라는 조건은 기업에서 기피할만한 조건입니다.
면접 때마다 아이가 아프면 어쩔 거냐는 질문이 꼭 따라붙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은 미혼인 직원에 비해 리스크가 늘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아파 연차를 써도 최대한 집에서 업무는 즉각 대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애 엄마는 이래서 안 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이가 아플 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연차를 사용하긴 하나 그럴 때면 마음은 늘 무겁습니다. 하지만 워킹맘에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연차를 하루 사용한다고 무슨 큰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갑작스러운 연차로 인한 공백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연차를 사용한 다음날이면 최대한 빠르게 밀린 업무를 처리했습니다.
저는 현재 우리 회사에서 여직원 중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줄을 세운다면 10명 안에 들어갑니다.
나이로는 차, 부장급이죠. 이 나이에 사원이었다가 대리로 진급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하냐 하실 수 있으나
저는 단절되었던 경력이 이어져서 진급불가였던 조건을 깨고 진급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충분히 뿌듯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해 봤는데 괜찮더라 하는 좋은 선례가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좋은 선례가 되면 다음번에 누군가를 채용할 때 지원자 중 경력단절 여성이 있을 경우 우리 회사에서 그분을 꺼려하지 않고 면접 기회도 주고 채용까지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이후는 그분의 몫이지만요.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과 잦은 탈락으로 고민이신 분들은 가까운 지역의 여성인력센터 방문하셔서 상담받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늘 그걸 추천해 드리는 편이에요. 저도 그렇게 취업을 했으니까요.
다만 본인도 구직에 대한 노력은 끊임없이 하셔야 합니다. 저도 지금 회사 면접 직전에 다이어리에 면접 볼 일정이 줄줄이 적혀있었습니다.
꼭 이전의 업이 아닌 다른 직종도 상관없다 하시면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직업교육도 병행하니 교육도 받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새로운 길이 내 길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믿고 전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