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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Lee May 01. 2024

마스크를 빼니 바로 감기에 걸렸어요.

건강하자!

코로나가 시작된 해부터 올 3월 중순까지 마스크를 빼지 않고 열심히 하고 다니던 딸아이. 철저하게 손소독 하고, 마스크도 답답해하지 않고 잘하고 다녀서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잘 적응한 모습에 뭔가 짠한 마음도 들었던 지난 4년.


이제 마스크를 활짝 벗고 예쁜 얼굴을 보이고 다녀도 될 것 같다는 말을 전에 아이에게 슬쩍 건넨 적이 있었다. 시아는 마스크를 벗고 사람들과 있는 자체가 무척 어색한지 초반에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난 마스크가 너무 편해 엄마."

조금 놀랐다. 아이는 마스크 속에서 감염이라는 불안만 잠재운 것이 아니라 안정감도 느끼고 있던 걸까. 마스크가 결코 편한 물건은 아닌데.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을 거의 막아주니 독감, 감기 등이 잘 안 걸려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이런 생각은 비단 내 아이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저학년부터 쭉 써왔던 많은 아이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까웠다. 본인의 얼굴이 친구들에게 전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 쓴다는 아이도 꽤 있다. 급식시간에는 마스크를 살짝 위로 올리고 음식을 넣고, 씹을 땐 다시 마스크를 내린다는 얘기에 4년간 단련이 되어 그 번거로운 과정이 이젠 아무렇지 않은가 싶었다. 어쨌든 그건 그 아이들의 사정이기에 내가 나서서 무어라 말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마스크가 아이들의 심리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이는 내 말을 받아들여 3월 말부터 스크를 벗고 등교했다. 식사량, 수면시간이 또래보다 평균 이하지만 남편의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인지 그동안 아픈 적이 별로 없었기에 별 걱정을 안 했다. 그런데 4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꽃가루가 날려 아이의 코와 목을 자극시켰고 여행으로 인한 여독과 학교, 학원 생활에서의 피로도가 겹치면서 감기에 걸리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목이 조금 부었을  2-3일 후면 다 나을 정도라고 가볍게 말씀하셨지만 아이상태를 보면 열만 없지 근래 컨디션 중 가장 난조이니 이를 어쩌나. 일단 지어온 약을 먹이면서 기다려봐야겠지. 잘 먹고 잘 쉬어야 하는데 코가 막혀  냄새를 못 맡으니 밥맛이 없다 하여 가슴이 철렁하다. 별로 없는 입맛 모조리 상실해 버릴까 봐.

알레르기 비염이든 감기든 아이가 아프면 참 심란하다. 이젠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데도 걱정이 되는 건 매한가지. 내가 아프면 약 털어 넣고 마냥 누워서 쉬되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은 아이가 축 처져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나도 기운이 없어진다. 당연히 아프면서 면역력도 키우고 더 건강해지는 기회도 만드는 건데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또 그게 아니라 답답하고 안쓰럽다.


세상일은 나쁜 일만 지속되지 않으니 일단 걱정은 내려놓자. 이번 기회에 푹 쉬고 잘 충전해서 한층 건강한 5월을 맞이하면 되니까. 


코맹맹이, 기침 켁켁 어린이 빨리 나아요.
5월은 시아에게 있는 마지막 어린이날이라고요.
시아가 주인공인 날을 신나게 즐겨야죠.
잘 먹고 잘 자고 가뿐히 일어나는 겁니다.
우리 딸 파이팅!!!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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