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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Lee Nov 13. 2024

사소하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좋은 점들

캐나다 어학연수시절 지금은 이곳에 없지만 나의 베프였던 H가 컵에 물이 반 남은 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드냐고 물었다. 나는 어!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는 생각이 든다 하니 친구는 깜짝 놀라며 자긴 아...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라고 생각한다 했다. 물론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컵에 물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마실 수 있는 양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왜 사라진 부분을 두고 먼저 아쉬워할까 신기했었다.


재수학원 다닐 때 친했던 친구랑 아주 오랜만에 카톡으로 이런저런 대화하고 마무리를 지을 즈음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이야... 너는 여전히 긍정인 친구구나. 대단해!!!" 오잉, 내가 그때도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자주 했었나? 의식을 했던 게 아니라 친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예나 지금이나 꽤  낙관적인 사람은 맞는가 보다 싶었다.


난 오래전부터 방송인 장영란 씨를 좋아해 왔다. 특유의 환한 미소와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 반달 눈웃음이 정말 '인간비타민' 그 자체이기 때문이었다.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나고 기분이 절로 좋아지게 만드는 그녀. 비타민이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딱 장영란 씨일 거다. 선한 마음씨가 표정과 행동에서 고스란히 표현되는 그녀가 참 싱그럽고 아름답게 보인다. 평소에 그녀의 <A급 장영란> 유튜브를 자주 챙겨 보는데 어느 편에서 가족이 외식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집에서 밥을 먹고 싶다고 하고, 먹고 싶은 메뉴가 서로 계속 다르 그녀의 남편은 슬슬 짜증이 올라오는 분위기였다. 장영란 씨도 간편하게 외식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좋았을 테지만 밥을 해주겠다며 가족을 이끌고 그냥 집으로 들어간다. 나라'집에 밥도 없는데 이렇게 징징대면 어쩌냐'면서 끝까지 뭐라도 먹고 들어갔을 텐데 장영란 씨는 본인 하나 희생하면 되지, 란 마음으로 밥을  차린다. 결국 집밥으로 가족 모두의 건강과 기분도 더 좋아질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었기에 가능한 행동이라 여겨진다. 긍정을 넘어 배려의 미덕까지 돋보이는 그녀의 너른 마음의 그릇이 멋져 보이는 순간이었다.


꼼꼼하고 이성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신랑은 종종 내게 그런다. 너무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지 말라고, 그러다 나중에 호되게 당할 수 있으니 비판적인 자세로 상황을 잘 살펴보며 살라고.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니 조심하라고. 아직도 날 어수룩하게 바라보고 혹시라도 큰 상처를 받고 무너질까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라는 건 잘 안다. 매사 초긍정적으로 사는 내가 그에겐 다소 위태로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이 따르지 않는 걸 어떻게 할까. 음과 양이 있고 흑과 백이 있다면, 나는 기왕이면 양을 택하고 싶고 백을 고르고 싶은 사람인데. 비판적이고 싶지만 어쩌면 만날 타협점을 찾아서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건 어떨지를 생각하는 나인데. 이 세상이 유토피아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렇다고 디스토피아에 더 가깝게 생각하며 경계하고 불안해하고 싶지는 않은데. 상상만 해도 속이 갑갑하고 숨이 안 쉬어지려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까.


사람은 생긴 대로 산다 하지 않나. 되지도 않는 마음 붙들어 매고 산다고 그게 나답게 사는 일이 아닌 것을. 그냥 내 마음이, 생각이 생겨먹은 대로 살고 싶다. 상처받는 것도 운명일 것이며 그걸 이겨낼 마인드가 단단하다면 겪고 일어나면 된다. 아닐 거야. 안 좋을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설마 그러겠어, 나는 아니겠지, 분명히 잘 안 되겠지, 란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다면 당연히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이미 내 생각이 음(-)의 기운을 품고 있는데 양의 기운으로 에너지를 쏟을 여유가 있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꾸준하게 밀어붙여도 될까 말까인 현실에서 말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좋은 양(+)의 마음과 정신으로 나오는 말들은 누군가에게도 긍정의 기운을 전달할 것이며 이는 돌고 돌면서 선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그 순환고리 안에서 우리는 삶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덧댈 것이고 그래서 어제보다 더 큰 행복감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위해 우선 나부터라도 앞으로 만나는 이들에게 긍정의 기운을 열심히 퍼트려야겠다. Don't worry,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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