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한 오늘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나오자마자 햇살이 내 살에 내려앉아 내 몸을 따뜻하게 데웠다. 바람은 내 치마 끝자락을 괴롭힌다. 그리고 내 귀 옆 머리카락과 합심해 내 볼을 간지럽힌다. 나는 자꾸 손으로 볼을 괴롭히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긴다.
천천히 걷는다. 내 발바닥 전체와 땅이 완전하게 맞닿을 수 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는다.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색이 채우고 있다. 경계가 어딘지 모르겠다. 해가 숨을 곳이 없어 부끄러울 것 같다.
음악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이 내 뱃속의 꼬르륵 거리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동시에 집에 도착.
나이 꽤나 먹은 딸을 위해 나이 많으신 엄마가 점심을 차려주신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감사한 오늘이 오늘도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