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

by Ann


어두운 아파트 단지 안. 검은 실루엣이 한 아파트 입구 앞에서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해 아파트 단지 한 바퀴를 더 돌았는데도 그 실루엣은 여전히 그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집에 다 왔어?라고 물을까 봐 조마조마했었다. 집 앞에 다 왔는데도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화가 끊길까 봐 들어가지도 못하고 어둠 속에서 나도 저렇게 실루엣이 되어 통화가 끝날 때까지 같은 자리를 맴돌았었다. 그렇게 한참을 맴돌며 얘기를 나눴음에도 아쉽게 전화를 끊고 어둠 속에 미소를 남긴 채 집으로 올라갔었다.



결국 차 댈 곳이 마땅찮아 다른 차 앞에 기어를 'N'에 놓고 내렸다. 집으로 올라가면서 괜스레 핸드폰을 확인했다. 궁금하지도 않은 시간만 확인하곤 바로 다시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