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원인과 결과

by Ann


이미 집 밖으로 나와서 하늘이 흐리다는 것을 알았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운이 좋다면 그냥 이러다 말 것 같기도 한 하늘이었다.


조금 걸어야 하니까 비가 오면 곤란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집으로 올라가서 우산을 가지고 오는 것은 귀찮았다. 그래서 조금 망설이던 마음을 접고 그냥 길을 나섰다.


볼 일을 다 보고 다시 돌아가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흐렸던 하늘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소리가 날만큼 굵은 빗방울은 아니었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나를 적시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기다릴까, 그냥 갈까.


집 앞에서 우산을 가지고 내려올까 말까 고민하던 만큼의 시간을 주춤거리다가 늦을 것 같아서 그냥 빗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비를 맞았다. 머리가 젖었고, 어깨가 젖었고 가방이 젖었고 신발이 젖었다.


내가 우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