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nside Wisdom

카메라 앞의 모습

by Ann

여기 봐, 여기. 찍는다!


찰칵


봐봐!


사진을 찍히고 바로 확인해 본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 분명 못나게 나왔을 테니까.

역시 맘에 들지 않는다.


지워줘, 지워줘.


왜 잘 나왔는데!


아냐, 지워줘 지워줘.


SNS를 보면 참 자연스럽게 잘 찍히는 사람들 많던데. 참 예쁘게 찍히는 사람들 많던데.


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카메라와 마주 보라고 하면 방금 전까지 깔깔거리던 나는 금세 굳어버린다. 또 다른 나의 친구는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카메라가 아니라 나를 보고 미소 짓는 것처럼.


카메라 앞에 서면 진짜 내가 되는 것 같다. 괜찮은 척 해도, 잘난 척 해도, 능숙한 척 해도, 그 앞에만 서면 여전히 경직되고, 어색하고, 서툰 나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카메라를 마주하는 것이 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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