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e-book으로 구매했다. <캐빈에 대하여>라는 영화를 본 직후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좀 늦어졌다. 늦어졌지만 사길,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50% 정도 읽었는데 나의 인생은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로 나뉠 것 같다.
<캐빈에 대하여>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나는 '가해자의 부모', '가해자의 가족'에 대해선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모성에 대한 생각에 집중했었다. 평소 무시무시한 살인 사건에 대해 접할 때에도 굳이 가해자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생각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비난이었다. 특히 그 부모에 대한.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달라졌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가족들을 이해하게 됐다거나 너그러워졌다는 건 절대 아니다. 결코 난 그 정도의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은 되지 못할 것이다. 달라진 건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를 대하는 언론에 대한 나의 시선이다. 그들과 그 사건들을 다루는 언론들의 태도에 대해 다시 하나 번 생각하게 됐다. 이면을 들여다보려는 시도를 하게 됐다.
무조건 한 가지 명확한 이유를 찾아내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는 언론과 사회. 그런 패턴으론 그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고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언론은 끔찍한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 보고 싶지 않은 진실, 실제와 다른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을,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의심하려는 태도와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변하고, 그래야 예방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수 클리볼드도 그런 의도를 가지고 어렵지만 용기를 내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난 후 난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