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세먼지 때문인지 정말 날이 흐려서인지 알 수가 없다. 하늘의 색이 우중충한 것이.
몸의 독소를 제거해준다는 주스를 오늘 하루 동안 마시기로 했다. 몸을 건강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사실 다른 생각이 있었다.
나는 다이어트 성공 자이다. 어릴 때부터 통통하단 소리에서 뚱뚱하단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그 소리를 무척이나 벗어나고 싶었다. 나도 40kg 대 몸무게를 가져보고 싶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나는 10kg 이상 감량했다. 그 이후로 심하게 요요현상이 오지는 않았다. 물론 그때보다 몸무게가 늘어나긴 했지만.
원상복귀가 된 것도 아닌데 나는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하루도 유지되지 못 한 다이어트는 나에게 입버릇이었다. 남들은 도대체 네가 왜 다이어트를 하냐 핀잔을 줬다. 사실 나는 단지 살을 빼고 싶은 게 아니었다. 가장 몸무게가 적게 나갔을 때 느꼈던 그 편안함과 가벼움이 그리웠다. 덕지덕지 내 몸에 붙어있는 것들이 지방이라는 생각보다는 내 집착, 무절제로 느껴져서 그게 참 싫었다.
그것은 곧 정신으로 이어졌다. 머릿속에 허연 지방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 생각이 맑지 못하고 뿌옇게 변해가는 것 같았다. 그 뿌연 지방 덩어리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다짐을 하고 좋은 것들을 실행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거워진 머리는 움직이길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다. 모든 것이 과한 것 같은 기분. 쓸데없는 것에 억척스럽게 집착하고 있다는 기분. 사실 그런 기분이 자꾸 나를 다이어트하게 만들었다.
오늘 하루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간 주스 4병과 1.5리터 물을 마시면서 금식을 해야 한다. 단 하루도 아니 단 한 끼도 음식을 거부할 수 없었던 나의 고장 난 절제 기능을 고쳐보고 싶다. 하나의 의식처럼 이 과정을 거치면서 몸도 마음도 잠시 멈추고 가벼워지고 싶다. 잡다한 생각들로 불안해진 내 마음에서, 무언가 잔뜩 집어넣은 무거운 내 가방에서, 쓸데없는 걱정으로 틈이 없는 내 머리에서, 넘치게 공급하여 불어난 내 몸에서 덜어내고 싶다. 그렇게 가뿐해지고 싶다.
나의 가벼워질 그로 인해 맑아질 정신을 위해 몸을 비워본다. 가벼워진 만큼 자유로워질 나의 몸과 마음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