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를 다 읽었다. 굉장히 신비스러운 소설이었다. 읽고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pinksoul624/217
8/7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또 빌렸다. 단편에 재미 들렸다.
<총 균 쇠>만큼 두꺼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신시아 바넷의 <Rain>. 비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문학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책이다.
8/9
민음사 이벤트 <손끝으로 문장읽기> 도전에 성공했다. 세 번째 성공. 내가 이렇게 무언가 성공하고 잘 끝마치는 사람이었나. 민음사 이벤트도 전부 미션 완료하고, 독서 모임에서 다루는 책도 모두 완독하고,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나. 낯설다.
8/16
분당에서 작은 책방을 알게 됐다. 라벤더 향이 풍기는 작고 편안한 책방. 온라인에서 10% 할인을 받고, 사은품까지 받아 챙기던 내가 할인 없이, 기꺼이 걸어 걸어 책방에 가서 책을 구입한다. 그게 왜 더 즐거운 것일까. 더 수고스럽고 비용이 더 들어가는데도.
참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친구와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고 냄새를 폴폴 풍기며 책방에 가 구경을 하다가 두 권을 집어왔다. 제목과 표지만 보고 한 권, 원래 사려고 했던 책 한 권.
낮에 책을 빌렸는데...
언제 다 읽으려고 하니......
8/19
이번엔 내가 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을 정해야 한다. 잠깐 고민하다가 차가운 계절에 어울릴 만한 책을 떠올렸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이미 읽은 책이었지만 이 계절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모두가 좋아했으면 좋겠다.
8/20
지난달부터 재미 붙인 젊은 작가상 수상집 6회를 다 읽었다. 이 수상집 시리즈로 단편 소설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떨칠 수 있었다.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도 좋았다. 이번 2015년 제6회 젊은 작가상 수상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손보미 작가의 <임시교사>였다. 일단 엄청 잘 읽혔고 국적을 모르겠는 설정도 좋았다.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P부인을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의 마릴라 아주머니를 떠올렸다. 성격보다는 외형이 그럴 것 같았다.
나는 왠지 모르게 P부인이 좋았다. 차분한 성격, 경계를 결코 넘지 않는 조심스러움, 미혼인 상태, 아이를 대하는 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무게감까지도.
"사는 건 그런 거지. 그녀는 생각했다. 아, 괜찮을 거야. 언젠가 마치 끈 하나를 잡아당기면 엉킨 끈이 풀어지듯이 잘못된 일들이 고쳐질 거야. P부인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들기 위해 눈을 감았다. 잠들기 위해 눈을 감는 건, 생각보다는 언제나 쉬운 일이었다. "
8/21
정말로 오랜만에 그림책을 샀다.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곽명주 작가의 책이다.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즐거워진다. 둥글둥글한 선과 따스한 색감 때문일까. 그림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모르는 데도 무언가 전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교감한 것 아닐까.
8/26
내가 좋아하게 된 작은 책방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갔다. 한 친구는 나보다 먼저 이 책방에 드나들고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반갑던지. 우리는 그 책방에서 모여 책을 고르고 읽고 사고 얘기를 나눴다. 종종 그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나는 또 책을 샀다.
8/28
하현의 <달의 조각>을 다 읽었다. 글이 대부분 시적이다. 읽고 있으면 나를 자꾸 쓰게 만들었다. 많은 내 삶의 조각들을 건드리는 책이었다. 특히 지나간 사랑에 대한 조각들을.
8/29
쏜살 문고 <엄마는 페미니스트>와 이기호 작가의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를 다 읽었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ㅣ이기호 작가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책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글을 쓰는 작가였다. 생각보다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는 가족 이야기이다. 엄마에 대한 아빠에 대한 아내에 대한 남편에 대한 자식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공감할 부분들이 꽤 많다. 뭉클해지는 부분, 박장대소하는 부분, 마음이 쓰린 부분 등 다양하고도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보기 좋게 배치되어있다.
하지만 이 소설 자체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실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을 때가 있지만...... 이야기에 힘을 주어야 할 때 좀 억지스럽다 싶은 부분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물론 어떤 이들에겐 그 부분이 오히려 좋았을 수도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가족들이 각기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으면서도 어쩜 이리도 비슷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이 없는 인생이라는 데 알고 보면 정답이 널려있는 것 같은 세상처럼 느껴진다. 너무도 비슷해서. 어쩌면 정답을 알면서도 피해갈 때도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됐다.
엄마는 페미니스트 ㅣ 우리 부모님이 나를 낳기 전 이런 책을 읽어보셨더라면 나의 삶은 어땠을까. 감히 나는 꽤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 확신한다. 지금보다 훨씬 나은 방향으로라는 의미보다는 '다른'방향으로 말이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엄마는 페미니스트>라는 책은 페미니스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도 충분히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랑하는 조카 수지가 꼭 이렇게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작가가 자신의 친구에게 얘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또한 작가의 열다섯 가지 제안은 내가 자라면서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교훈들이기도 했다.
건강하고 당당하게 이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라길 바란다면 올바른 성역할,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을 반드시 세심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제목이 <엄마는 페미니스트>이지만 사실 엄마에게만 국한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엄마, 아빠 모두가 이 작가가 하는 제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페미니스트가 반드시 여성 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8/30
요즘 계속 시집에 도전 중이다. 좀처럼 친해지지 않는 시. 황인찬 시인의 시집을 시작으로 입문은 했지만 암호 해독만큼 어렵다. 이번 달은 요즘 굉장히 핫한 시인 박준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도전했다. 마치 1960년대 풍경을 떠올리게 만드는 분위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분명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시인인데 어찌 멀고 먼 과거, 내가 살아보지도 못했던 그 시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지......
그의 시집을 읽으면서 산문집도 함께 구입했다. 역시나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좀 더 현대적이긴 하다. 어쨌거나 참 독특한 시인이다. 언젠간 친해지겠지. 시와도.
8/31
바람이 차갑고 하늘이 높고 구름이 심상치 않다. 부릉부릉 엔진이 열을 받는 계절이다. 나의 독서력이 상승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