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동안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동생들을 만났다. 다 동생의 친구들인데 어쩌다 보니 나와도 돈독한 사이가 된 동생들. 나를 좋게 봐줘서 늘 고마운 동생들이다. 오랜만에 만나 함께 밥도 먹고 얘기도 나누면서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다행히 모두들 잘 지내는 것 같았다. 나도 잘 지낸다는 소식과 새로 하게 될 일에 대해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충고나 조언은 듣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어떤 큰 수익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만 무언가 시작할 때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인지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누군가가 듣는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두 친구에게 설명을 했다. 두 친구의 반응은 나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일이라는 것과, 수익을 바라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것. 둘 다 아주 정확한 분석이었다. 내가 평소 책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는 친구들이고, 수익 부분 역시 어떤 면에서 봐도 많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니까. 그리고 그걸 당연히 알고 시작했으니까.
나에겐 원래 고이 간직하고 있던 꿈이 하나 있었는데 아주 작은 책방 하나를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게를 얻을 만한 경제적인 여유도 없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쉽게 그만 둘 수가 없다. 늘 아쉽지만 현재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작은 책방을 갖고 싶었던 건 대형 서점에 깔린 베스트셀러 대신 나만의 책을, 나로 인해 선택된 책들을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좀 더 다양한 분야의, 내용의 책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을 통해 나도 더욱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당장은 깨끗하게 포기했지만 다른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게 바로 내가 하고픈 일이다. 책방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은 없지만 베스트셀러가 아닌 내가 좋아하는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일. 거기에서 더 나아가 책을 받는 행위 자체가 누군가에게 선물처럼 느껴질 수 있는 일.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처럼. 내가 그렇게 받고 싶듯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무식하고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다. 내가 그렇게 받고 싶다고 다른 사람도 과연 원할까? 단 한 명이라도 나와 같은 사람이 없으면 어쩌지. 그래도 괜찮다. 1년이 됐든 10년이 됐든 단 한 사람이라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난 해줄 거니까. 죽을 때까지 나의 생업이 될 테니까. 이 일은 내가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어쩌면 그때 오히려 이 일을 더욱 잘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읽은 책의 양도, 종류도, 지혜도 훨씬 많아질 테니까.
준비하고 있는 과정이 참 즐겁다. 약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도 있다. 그것마저도 즐겁다. 내가 무언가 조금은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아 즐겁다.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즐거운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