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나의 동네 카페

by Ann

동네 카페들이 정 붙일만하면 사라진다. 웬만하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주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동네 카페를 가고 싶은데 언제 생겼냐는 듯 금세 사라져 버리니, 참 안타깝다.


그러던 와중에 아주 완벽한 장소에 카페가 하나 생겼다. 바로 내가 자주 가는 도서관 앞에. 노란 컵 그림이 들어간 간판이 수줍게 자신의 탄생을 알리고 있었다. 찜 해놓고 도서관 가는 날 그 카페를 들렀다. 작지만 깨끗하고 아늑한 카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중요하니까. 커피를 시켜놓고 제발 맛있어라, 나와 궁합이 맞길 바라고 또 바랐다. 커피가 나왔고 한 모금 꿀꺽.


오, 맛있다.


내부 분위기도, 커피 맛도 다행히 나와 궁합이 잘 맞았다. 그렇게 나의 단골 카페가 되었다. 도서관에 가는 날이면 무조건 들러 커피를 마시며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었다. 늘 바라 왔던 카페였다. 도서관 앞 커피가 맛있는 카페.


자주 가니 그곳 카페 사장님과도(확실하진 않지만) 조금 친해졌다. 혼자 조용히 책만 읽던 나에게 이런저런 말을 시켜주셨다. 원래 책 읽을 때 모르는 사람이 말을 시키면 좀 귀찮아하곤 했는데 그분은 참견에 배려가 있었다. 커피를 다 마셔갈 즈음 꼭 물을 한 잔씩 챙겨주시고, 코를 훌쩍거리면 따뜻한 물을 가져다주셨다. 조심스러운 배려는 나로 하여금 부담을 잊게 했다.


나는 그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진심으로 부탁했다. 제발 사라지지 말아달라고. 도서관에서 길만 건너면 있는, 배려심과 관심의 균형을 아주 잘 맞추시는 주인이 있는, 커피가 맛있는 이 카페를 오래도록 이곳에 머물게 해 달라고.


사장님은 웃으셨다. 하지만 자신에 찬 웃음은 아니었다. 아직 손님이 많지 않은 탓이다. 안 되는데...


사장님은 오늘도 내일 장사 걱정에 잠 못 이룰지 모르겠지만 나는 도서관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가한 낮을 기다린다. 나의 동네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잠깐의 수다를 떠는 그 시간을 기다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이지 않는 것들